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Apr 28. 2022

냉장고 바람 소리

날마다 날씨

가전제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한때 TV를 꼽곤 하였죠. 결혼 때 가장 먼저 장만하는 가전제품이면 TV가 1순위기도 하였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TV를 누가 보나요. 없으면 허전이야 하겠지만 꼭 있어야 되는 가전에서 밀려난 듯 하지요. 그래도 계속 말을 하는 듯, 인간에 가장 가까운 존재라 가장 사랑받는 존재지요.


음식은 먹어야 하니 인덕션이나 가스레인지 또는 전자레인지가 중요할까요? 먹을 것을 생각하면 최애의 존재여야 하나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지요. 시켜 먹으면 되기도 해서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도 이 가전제품에 관심을 두지도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매일 시켜 먹을 순 없으니 있긴 해야죠. 역시 제대로 된 음식 맛은 배달 맛이 아니라 불맛이니까요.


세탁기와 건조기와 다리미는 어떨까요? 옷은 잘 빨아 맵시 있게 다려 입어야 폼생폼사로 살 수 있지요. 아무리 패스트 패션의 시대라지만 옷을 입고 버리고 새로 살 순 없는 일이니까요. 그래도 빨래방에 가면 돼요. 빨래방의 로맨스 이런 건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지만요.


에어컨은 새로운 강자인 듯싶네요. 선풍기로 연명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에어컨이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그래도 부채에 비하면 선풍기도 감지덕지죠. 그런데 에어컨은 만만한 상대는 아니에요. 키우려면 전기를 아주 많이 먹여야 되는 비싼 놈이거든요


의외로 중요한 것이 냉장고지요. 소중한 음식을 보관해야 하니까요. 얼핏 생각하기에는 겨울에는 날씨가 추우니 발코니를 냉장고로 쓸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여름에는 냉장고 없이는 견디기 힘들지요. 뭐 시켜 먹으면 냉장고도 어보어도 되지만 특히 김치가 문제지요. 오죽하면 김치 냉장고를 따로 만들었을까요?  덩치는 또 얼마나 큰지 이사하려면 옮기기 가장 어려운 존재지요.


밤바람이 많이 부는지 창밖으로는 바람소리가 들리는 반면 집안에서도 바람소리가 끊이질 않네요. 가만히 보니 냉장고 속에서 부는 바람 소리였지요. 그러고 보니 상자 안에서도 심상치 않은 날씨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오늘은 마음 상자에도 바람이 일어 이리저리 흔들리는 바람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꽃가루글로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