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글을 쓰는 사람은
잠을 잘 못 이뤄서 그런 것인지,
잠을 일찍 깨서 그러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어스름이 스민 것 같지요.
아직 뜸이 덜 든 밥처럼,
아직 구워낸 열기가 덜 식은 빵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깨어났을 때,
새벽에 스민 어스름은 이제 사라지고,
완벽하게 익은 글과 밥과 빵으로 해가 뜨는 것입니다.
그러나 새벽에 시를 쓰는 사람은
고민에 잠을 잘 못 이뤄서 그런지,
꿈에서 잠을 일찍 깨서 그런지,
그 어스름을 알고 있지요.
새벽에 밥을 짓던 어머니의,
새벽에 빵을 굽던 제빵사의,
새벽에 시를 쓰던 시인의
어스름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