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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지나서 쓰는 시

feat 별똥별

by Emile


자정이 지나서 쓰는 시는

꿈과 생시의 경계

어두운 불빛 아래 밤새 뒤척이다가

생각을 뒤집어 전 붙이면

술인지 안주인지

어두워서 맛도 잘 보이지 않은 밤

꿈같은 소리 그만하고

차라리 눈 감고 코고는 소리


자정이 지나서 시를 쓰는 이는

꿈을 먹고 자라는 나무

어두운 하늘이 환해지길 오래 기다리다가

어두워진 하늘에 살짝 점찍으면

금세라도 별이 될 것 같은 밤

별인지 시인지 반짝 빛나며

금세라도 쏟아질 것 같은 꿈


자정이 지나서 쓴 시를 읽고 있는 이는

꿈을 믿고 기다리는 광신자

어두운 하늘에서 해 부활하길 기다리다가

반짝, 별똥별 짧은 꼬리 흔들면

해인지 별인지 신인지 활짝 절하며

금세라도 아무튼 비는 소원

꿈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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