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드라마 모범형사2
뒤치다꺼리 고달픈 인생
드라마 모범형사2가 어제부로 종영하였습니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오직 몸뚱이 하나 믿고 한걸음 한걸음 뛰어 사건을 해결하는 레알 형사들의 분투기는 꼭 형사의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네 현실의 이야기 같아서 더 공감이 갑니다. 그러고 보면 나쁜 놈들은 천지빼깔 많고 그 뒤치닥 거리를 하는 것이 형사이고 곧 우리인 것을 보면 형사나 우리나 참 고달픈 인생입니다.
450억 원 건물주 모범형사!
그런데 여기 '돈도 없고'가 아닌 '돈은 항상 있는' 형사가 한 명 있습니다.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유산으로 얻은 강남 건물주 형사가 등장하는데 극 중에서도 동료 형사들이 시세를 알아본 결과 450억 원 정도라고 합니다. 재벌과 맞짱 뜨다 형사에서 짤릴 경우 8명의 동료 형사에게 강남 건물을 균등하게 짤라 주겠다며 수사를 독려하는데, 이게 어딘지 모르게 유쾌합니다. 차라리 수사를 너무 깊게 들어가다 윗선에 밉보여 짤렸으면 좋겠다고 하지요. 그럼 최소 50억 원! 서장도 발 벗고 동참합니다.
여기 바로 '강남 450억 원 건물주의 위엄'이 나타납니다. 재벌이 돈으로 회유해도, 어르고 달래고 협박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맞짱을 뜹니다.
"내가 반드시 너를 체포해주겠어! 기둘리이~"
그래서 앞뒤 안 가리고 오직 수사에만 전념할 수 있는 모범형사가 됩니다. 처음에는 범죄를 저지른 재벌 회장 아들을 참교육하더니 바로 아래 범죄의 배후인 재벌 회장 딸까지 줄줄이 참참교육을 시키지요. 참참참!
항산자와 무항산자
고딩때 배운 "항산자(恒産者)는 항심(恒心)이요, 무항산자(無恒産者)는 무항심(無恒心)이라"는 맹자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뭐 450억 원 강남 건물이 있으면 마음이 한결같고, 내 집 하나는 고사하고 재산이라고는 쥐뿔도 없으면 마음이 한결같지 못해서 너울너울 춤을 춘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므로 무항산 즉 무항심, 마음이 한결같지 못하고 기분이 요동치고 여기저기에 흔들린다 해도 당신 잘못은 아닙니다. 무항산자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슈퍼히어로는 오히려 '항산자' 들이 많습니다. 특히 자신이 벌어서 항산자가 되기는 거의 어렵고 보통은 위 450억 원 강남 건물주 형사처럼 상속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대표적인 예가 고담시티의 베트맨 형이 그렇습니다. 쉽게 얻어야 히어로 활동에 남의 돈 쓰듯이 쉽게 쓰는 법! 슈퍼 해서 어렵게 모아서는 슈퍼히어로가 되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슈퍼히어로 활동은 기부의 다른 형식일 수도 있겠네요.
그러므로 나는 늦었지만 지금부터 열심히 모아서 자식은 꼭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도록 '항산자'를 만들 꿈을 꾸는 것이지요. 절대 쉽게 살라는 뜻 아닙니다.
450억 원 건물주 작가라면?
글쎄요, 강남 450억 원 건물주 라면 저도 '항심'을 가지고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있을 텐데요.
"네? 천만의 말씀, 억억의 콩떡, 그렇게 절대 안될 거라고요?"
뭐 '무항심'도 건물주 말고 작가라면 괜찮습니다.
일찍이 '항산자(恒産者)는 무항문(無恒文)이요, 무항산자(無恒産者)는 항문(恒文)이라'라고 맹자님과 동문수학한 에밀(Emile) 선생께서 이야기하셨으니까요.
"여바요! 항문이 있고 없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니까요!"
이상한 쪽으로 이해를 하시고 있다면 건물주에 자질이 있는 것이니 글쓰기 일랑 때려치우고 당장 항산자에 도전하시지요.
450억 강남 건물이 있으면 항상 글을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내 집은 고사하고 재산이라고는 쥐뿔도 없어야 항상 글을 쓸 확률이 높을 것이라는, 그러다 보면 더 좋은 글을 쓸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작가들은 '무항산자' 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해리포터'를 쓴 '로앤 졸링'이 그러한 예지요. 그러나 이제 그녀는 자녀를 '슈퍼히어로'를 만들 만큼 '항산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마 자녀는 글을 쓰는 '항문자'는 되지 않으려 할 것 같네요.
무항문자 항문자
'무항문자' 이신가요? '항문자' 이신지요?
일단 '항문자'로 시작해서 450억 원짜리 강남 건물부터 사놓고 그렇게 '항산자'가 되면 곧 '항심자'가 되고 결과적으로는 '무항문자'가 되는지 한번 글을 기깔나게 써서 알아봐야겠습니다.
"뭔 소리인지 아직도 모르시겠다고요?"
그렇다면 건물주 자질이 있는 거라니까요.
그냥 450억 원 건물주는 부럽다능 이야기였지요.
무항심도 항문이라
"항산자는 항심이요, 무항산자는 무항심이라"
고로 "항산자는 무항문이요, 무항산자는 항문이라"
재산이 있으면 앞에서 보면 마음이 한결 같은것 같아도, 항문이 없어 뒤가 구리고, 재산이 없으면 비록 마음은 흔들릴지언정 항문이 있어 글을 쓰고 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