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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Sep 23. 2022

침 뱉는 상만이형 처벌 좀 받아야겠어

feat 드라마 수리남

수리남에서 상만이형은 정말 더럽게 침을 뱉지요.

가장 더러운 침은 가래 끓는 큰 소리를 내어가며 엄청난 양의 침을 바닥에 그대로 투하하는 것인데, 상만이형은 시종일관 그렇게 침을 뱉어서 임무를 향한 집념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문제는 주위에 그렇게 침 뱉는 상만이형이 널렸다는 것입니다.


"침 뱉는 상만이형 처벌 좀 받아야겠어"


마약왕을 잡은 것은 잡은 것이고 그렇게 침 뱉는 것은 마약만큼이나 나쁜 것이거든요.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그냥 갑자기 침을 아무 데나 뱉어서 놀라게 하는 단발성 테러 분자들도 있지만, 그렇게 계속 침을 뱉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집념의 침 뱉기는 흔히 담배를 피우는 것과 괘를 같이 합니다.

그렇다면 담배를 피우고는 왜 그리 침을 뱉는 것일까요?

담배 연기도 빌런인데 침 까지 뱉으면 그야말로 혐오 그 자체입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보면 '히드라'라고 하는 혐오스러운 종족이 떼거지로 모여 그렇게 침을 뱉어서 상대 종족을 몰살시키는데, 이 담배 종족이 금연 구역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모여 자욱한 연기를 내며 침을 뱉고 있는 모습을 보면 여지없이 이 침투중인 '히드라'들이 연상되곤 합니다. 물론 그 주위는 꽁초와 침으로 초토화되고 있지요.

스타크래프트/ 히드라


조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우면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서 침이 고이기도 하고, 니코틴 같은 유해 물질이 섞인 것 같은 침을 그냥 삼키기 뭐해서 뱉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대부분은 침을 특별히 뱉을 이유가 없는데 심리적이거나 습관성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상만이형 처럼 그들도 집념의 임무 수행 중인 것이지요.


담배꽁초가 쌓이고 침까지 뱉어 놓은 자리는 비둘기 떼가 똥을 싸놓은 자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수많은 상만이형들이 착실히 매일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곳은 비둘기 때가 모여 있는 곳 보다 더 지나가기 두려운 수리남의 마약 타운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침을 아무 데나 뱉는 것에 대해서는 수리남처럼 국정원까지 동원할 것은 없고, 싱가포르의 처벌을 선호합니다. 침 좀 뱉었다고 태형을 가하진 않지만 1,000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0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하지요. 극 중의 무대가 수리남이 아니라 싱가포르였다면 상만이형도 쉽게 침을 뱉지는 못했을 것 같군요.

침은 소화 효소인 아밀라제 뿐 만 아니라 항바이러스, 항균 요소인 면역글로브린A, 락토페린도 들어 있는 중요한 물질입니다. 침이 입속에 있을 때는 아주 귀하게 쓰이지만, 침이 일단 밖으로 나오고 나면 그 귀함은 곧 소멸되지요. 침을 뱉는 것은 남을 모욕할 때나 이고, 입술에 살짝 바르면서 거짓말을 할 때 그렇습니다. 담배 피울 때마다 유독 가스를 내뿜는 연기로도 모자라 침으로 까지 모욕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는 일이지요.


수리남의 상만이형은 원래 그렇게 더럽게 침을 뱉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임무를 위해서 더 더럽게 큰 소리를 내며 더러움을 가장하여 더 더러움을 응징하기 위해 그렇게 가래침을 뱉었을 것이었지요.

그러나 상만이형의 침 뱉기는 임무를 마치고도 습관이 되어 계속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네의 수많은 상만이 형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참다못해 국정원은 상만이 형을 싱가포르로 유인해 태형을 맞도록 합니다.

전요환에게 그랬던 것처럼요.


"침 뱉는 상만이형의 처벌 좀 받아야겠어!"


이상 수리남 후속편의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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