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더 안쪽까지 드는 아침이네요.
햇살의 팔 길이는 일정할 텐데 왜 더 안쪽까지 팔을 쭉 뻗으려 하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햇살을 피해 안쪽에 웅크린 이를 쓰다듬어 깨울 요량인가 봅니다.
오늘따라 커튼 너머로 비추는 햇살은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케 합니다. 유럽의 성당에서 봤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아니지만 아무 색깔 없이 단지 엷은 미색의 커튼과 거기에 드문드문 놓인 꽃무늬 만으로도 햇살은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침입니다.
그러고 보면 화려함과 예술의 극치인 스테인드글라스는 인간이 만든 조연일 뿐이었고 거기에 비추는 햇살이 진정한 주연인 셈이었나 보네요.
햇살이 없었다면 스테인드글라스도 빛을 잃고 평범한 유리조각들에 머물렀겠지만, 저 미색의 평범한 커튼 한 장도 스테인드글라스 보다 더 빛나게 하는 햇살이니까요.
햇살의 손이 닿지 않았던 웅크림에서 나와 길게 뻗은 햇살의 팔에 몸을 맡기고 쓰다듬어 달라 합니다.
강아지나 고양이들이 왜 몸을 쓰다듬어 달라 하는지 알 것도 같은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