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Sep 23. 2022

팔짱을 끼기 좋은 계절

선선한 바람

밤에는 날씨가 꽤 선선해졌습니다. 바람이 부니 금방이라도 한기가 느껴지며 떨리기까지 하네요.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긴팔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이런 여태 나만 반팔이네요.

나만 아직 젊은가 봅니다.


신호등 아래서 파란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는데 팔짱을 낀 남녀의 모습이 눈에 들오 옵니다.


"그래 팔짱 끼기 좋은 계절이지"


여름에는 덥고 끈적거려 팔짱을 끼려 하면 질겁일 텐데 이제부터는 팔짱을 끼기에 참 좋은 날씨가 시작된 것입니다.


나도 살포시 팔짱을 껴 봅니다.

팔은 다행히 두 개라서 혼자서 팔짱을 낄 수가 있지요.


왜 자기 팔 놔두고 남의 팔에 팔짱을 끼는지 도무지 이해가 잘 안 가지만, 팔이 짧으면 혼자서는 팔짱이 잘 안 껴진다고도 합니다.

짧은팔 원숭이는 나무 타기도 힘들고 항상 고생이지요.


긴팔 원숭이라 혼자서 팔짱이 잘 끼워지고, 팔짱을 끼니 반팔이라도 따뜻합니다.


내일은 도 긴팔 옷을 꺼내야겠네요.

그리고 어디 팔짱 혼자 못끼는 짧은 팔 원숭이도 찾아 도와줘야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테인드글라스 햇살 드는 아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