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도 항온동물이면 좋을텐데
변온동물 : 체온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해서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동물을 뜻한다. 과거에는 냉혈동물로 불렸으나 실제로 피가 차갑지만은 않으므로 잘못된 표현으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출처 : 나무위키)
항온동물 : 변온동물이 아닌 동물을 가리키는 용어로 외부 온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스스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조절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진 동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출처 : 나무위키)
"당신은 항온동물 입니까?"
"그렇다고요?"
"양서류가 아니라 포유류니 항온동물 맞다고요?"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세요. 혹시 변온동물이 아닌지?"
날이 차가워지니 갑자기 나는 "항온동물이 아니라 변온동물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항온동물이라면 스스로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지요. 특히 몸의 온도 말고도 감정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위기 경보를 보냅니다.
이것은 예전에 가을을 탔던 감정과는 분명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가을을 타는 것은 감정적으로 그렇게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항온이 되면서 잘 식지 않는 것인데 이 기분은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는데도 겨울을 타고 있는 것 같지요. 아직 추워지려면 멀었는데 미리 추위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갑자기 뱀이나 개구리 같은 양서류 냉혈동물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피가 차가워지고 정말 얼어붙는 그런 감정의 아침이었다니까요. 겨울잠을 자야 하는 변온동물 같았다니까요!
그런데 '냉혈동물'이란 말은 요즈음은 쓰지 않는 용어라고 하네요. 피는 실제로는 차갑거나 얼어붙은 상태로 있을 수 없어서 그런가 보네요. 그래도 '냉혈한' 같이 피도 인정도 없는 냉혹한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로는 딱이었는데 말이에요. 그렇다면 '냉혈한'도 '변온한'이 되는 것일까요?
그러나저러나 다른 이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감정에 있어서만은 항온동물이 아니라 변온동물임이 분명한 듯합니다. 외부의 온도에 따라 감정의 온도가 훅훅 변하거든요. 그래서 항시 따뜻한 커피를 마셔주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감정의 온도를 일정하게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나 할까요. 고육계 치고는 너무 달콤하지만 말입니다.
"감정도 항온동물이면 좋을텐데"
그러면 항상 따뜻하고 정감어린 글을 쓸 텐데 아무래도 날이 점점 차가워지고 있으니 그러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아마도 외부의 온도가 내려감에 따라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아니 변온한 글을 쓰게 되겠지요. 현실이 냉혹하니 어쩌겠습니까?
다만 뜨거운 커피로 마음의 감정을 녹여 가며 어찌어찌 따뜻한 글을 써 보려고는 시도는 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햇살을 좀 쬐고 왔더니 얼었던 피가 도는 것 같아 글 몇 줄을 쓰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감정 잘 다독여야겠습니다. 감정은 아무래도 온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변온동물 같으니까요. 냉(冷)? 온(溫)?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