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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Oct 22. 2021

E's 북 : 글쓰기에 대하여

작가가 된다는 것에 관한 여섯 번의 강의 ($$$$$)

한줄 서평 : 마거릿 애트우드, 이렇게 놀라운 작가가 캐나다에 있었다니!

내맘 $점 : $$$$$ (글 쓰는 이라면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는)

Negotiating with the Dead: A Writer on Writing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 박설영 옮김 / 프시케의 숲 (2021.03)


$ 이런 친절함이라니  


저자는 서두에서 이 글은 강연이라는 원형의 형태를 책으로 옮긴 것이라 구성이 긴밀한 연속성을 지니지 않을 수 있음에 양해를 구합니다. '이런 친절함이라니!'  이 '친절함'이 저자의 세심한 배려로 느껴짐은, 이 책은 '강연'이었다는 전제에도 불구하고 구성이 공통된 주제를 중심으로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어, 우려 따윈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 마거릿 애트우드  


아마도 표지에 그려진 이 할머니가 마거릿 애트우드 인가 봅니다. 아마도 그녀의 책 표지에는 이런 그림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듯했고, 이것은 그녀의 시그니처일지도 모르지요. 처음에는 중성적으로 다가온 이 캐리커처가 작가 자신일 것이란 짐작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표지의 구성과 디자인이 책 내용만큼이나 빼어나게 그려져 있어 이 책의 겉 옷은 적어도 그녀에게 아주 어울리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작가는 앞서서 제가 '할머니'라고 불렸듯이 나이가 아주 많았습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꼭 내공이 깊어지는 것만은 아니었기에, 한편으로는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선입견이 앞설 수 있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그녀의 내공은 무한수열처럼 깊고도 넓었고 나이의 많고 적음은 글 속에서 전혀 분간조차 되지 않았답니다.  


그녀가 스스로 책에서 언급했듯이 캐나다 출신인 것은 특이한 점이었지요. 저도 캐나다 작가의 글은 처음 읽어 보는 듯했거든요. 문학에 있어 변방이나 다름없는 캐나다라고 했지만 캐나다에 이런 놀라운 작가가 있었다는 사실은 캐나다의 문학 세계를 다시 보게 만들었지요. 솔직히 저에겐 처음 듣는 이름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녀는 이미 부커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고 오히려 변방에 살고 있는 저만 몰랐던, 꾀 명성이 있는 작가였나 봅니다. 이런 작가를 지금껏 몰랐던 것은 순전히 저의 내공이 한참 깊고 넓지 않아서였지 전혀 그녀의 탓은 아니었지요.


$ 작가가 된다는 것에 관하여  


한국판 책 제목은 '글쓰기에 대하여'라고 잡았지만 방점은 오히려 부제인 '작가가 된다는 것에 관한'에 있는 듯 보입니다. 

미로 속으로, 길 찾기, 이중성, 헌신, 유혹, 성찬식, 하강

이라는 여섯 개의 꼭지는, 작가가 되는 과정과 각 장의 내용을 단 한 단어로 모든 것을 함축해서 보여주지요. 이러한 면은 그녀의 녀력에 다시금 감탄케 하는 요소였습니다. 


특히 저자는 수많은 다른 작품들을 책을 통해 인용하고 있었는데, 캐나다 작가여서 그런지 거의 제가 들어본 작품은 없었습니다. 그럴 경우 대게는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용된 작품을 하나도 모른다고 해도, 완벽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시키고 있음은,  작가의 마법 같은 전달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 좋은 작가를 만난다는 것에 관하여


아마 저 마거릿 애트우드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다른 작품들도 곧 이어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읽은 책은 좀처럼 다시 들진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언제고 다시 펼쳐 들게 될 것 같고요. 

좋은 책과, 글을 만나는 것도 기쁨이지만, 좋은 작가를 만나는 것은 언제나 다시 그 작가의 또 다른 좋은 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대해 더 큰 기쁨이지요. 

또한 책 읽기의 기쁨은 정녕 이러한데 있지요. 

마치 비전의 마법서를 찾아낸 것 같은, 그러한 책을 이번에 발견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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