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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Oct 24. 2022

로코코 시대의 패피들 인스타를 점령하다

feat 아름다운 것들의 역사

요즘 인스타에서 가장 핫한 연예인이 누구일까요?

글쎄요. 연느님(김연아)이 엊그제 럭셔리 결혼을 해서 그런지 톱으로 기사로 뜨더라고요, 아이브의 장원영도 뜨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아이유 아직 건재하고요. 블핑 제니도 핫했었지요. 이들은 옷도 명품 브랜드로부터 협찬받고 패피(패션피플)라고 불리지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 봤자 로코코 시대의 귀족들의 인스타에 등장 한 패피들에게는 비할바가 못되는 듯합니다. 카메라도 셀카도 없었던 그 시대, 그래서 그때의 패피들은 당대의 내놓으라 하는 최고의 화가를 불러들여 직접 초상화를 그리게 했으니까요. 인스타에 사진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화가가 그린 작품을 초상화로 인스타에 올렸습니다. 물론 거기에 걸맞은 최고의 패션은 두말할 나위 없이 초상화를 그리기에 앞서 미리 준비했었지요. 지금의 명품 브랜드는 아직 그 최고의 패션에 부자재를 납품하거나 근처에도 가기 힘든 때였습니다.


아무리 사진술이 발달하고 심지어는 인스타에서는 보정까지 해 주기도 하지만, 궁정의 화가들의 알아서 해 주는 보정은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에 보아도 이 작품들은 "아름답다!"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것이지요. 그때의 궁중 화가가 올린 명작 수제 인스타에 비하면 요즈음 사진 인스타는 너무 시시하다고나 할까요.


물론 그때의 패피들은 웬만하면 왕이나 왕비고, 귀족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정치권력과 패션 권력이 분리되었지만 그 당시에 패션도 왕과 왕비와 귀족들의 세계였지요.

그러고 보면 지금의 정치권력이 패피까지 하겠다고 나서지 않아서 다행인긴 합니다. 정치권력이 인스타 까지 장악하는 것은 끔찍할 것 같거든요.


여하튼 그래 말해 뭐하겠어요. 한번 그럼 누가 로코코 시대의 최대의 패피인지 한번 투표해 보도록 할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예선을 거쳐 최종 후보를 미리 골라 놓았습니다. 직접 로코코 패피들의 인스타를 눈으로 보시지요.


첫 번째로 시녀들에게 둘러싸인 외제니 황후입니다. 시녀들 또한 아름답지만 딱 보아도 누가 황후인지 후광이 딱 비추지요. 시녀들과 대비를 통해 자신이 이 시대의 진정한 패피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녀에 둘러싸인 외제니 황우의 초상 / 프란츠 사버 빈터할터 (1885년)

두 번째는 앙리에타 마리아 왕비입니다. 패션리더답게 의상 분 아니라 모자와 헤어 스타일에도 상당히 신경을 썼습니다. 난쟁이 허드슨 경과 비교가 되면서 더욱 우아해 보이네요.

난쟁이 제프리 허드슨 경과 함께 있는 앙리에타 마리아 왕비 / 안소니 반 다이크 (1633년)

세 번째는 마담 퐁퐈두르입니다. 자태며 미모뿐만 아니라 지적이었다고 까지 하지요. 화려한 리본과 꽃무늬로 장식된 옷을 입고 작정을 하고 인스타에 그림을 업로드한 듯하네요.  

마담 퐁파두르의 초상 / 프랑수아 부셰 (1756년)

네 번째는 그 유명한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입니다. 배고프면 빵을 먹으면 된다는 이야기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직접 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설이 있지요. 여하튼 시기 질투를 받을 만큼 당대 최고의 인스타 패피였음은 분명합니다.

장마를 든 마리 앙투아네트 / 엘리자베스 비제 르 브룅 (1783년)

다섯 번째는 엘리자베스 황후입니다. 딱 봐도 고급스러운 소재의 패션이 돋보입니다. 거의 모델급 키와 몸매를 자랑하면서도 기품 있는 자태를 취하고 있네요.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베스 / 프란츠 사버 빈터할터 (1865년)

여섯 번째는 그 유명한 태양왕 루이 14세입니다. 이때는 스타킹이 남성의 전유물이었다지요. 힐도 물론이었습니다. 보란 듯이 각선미를 뽐내고 있네요.

루이 14세 초상화 / 이아신트 리고 (1701년)

일곱 번째로 빅토리아 여왕입니다. 결혼식에 지금까지 왕실 전통이었던 실버 대신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화제가 되었다는군요. 연느님과 비교를 위해 후보에 올려 봤습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초상화 / 프란츠 사버 빈터할터 (1847년)

그럼 로코코 최고의 인스타 패피를 뽑으셨나요? 역시 미술 작품을 보는 것은 인스타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특히 아름다운 작품들을 보는 것은 더 하지요. 그 당시에도 인스타와 같이 패피가 되기 위해 거의 관종에 가까운 경쟁이 있었다는 것은 놀랍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아름다운 것들의 역사

한줄 서평 : 당대 최고의 화가를 앞세운 귀족들의 인스타는 이길 수 없는 듯 (2022.10)

내맘 $점 : $$$

유아정 지음 / 에이엠스토리 (2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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