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행복했더라면 이 시는 쓰지 않았을텐데
feat 풍선껌
조그만 더 행복했더라면
이 시는 쓰지 않았을텐데
행복의 게이지가 저만큼 올라가고 있는데
시를 왜 쓰고 앉아 있겠어
밖으로 나가 행복한 현실을 즐겨야지
인스타에 올려서 자랑해야지
행복에 목마른 것들 배 좀 아프라고
그러고 보면 시는 결핍으로 쓰는 것
글들에는 왜 그리 아픔이 묻어나는 것인지
이제야 알겠어
그래도 행복이 부족하다고만
투덜대고 있을 순 없어서
불행을 노래해
무기력하게 누워 있을수만 없어서
시를 연주해
오늘 조금만 더 행복했더라면
이 시를 쓰지 않았을텐데
그 조금이 모자라서
다행이지 뭐야
시를 떠올려버렸으니
구멍난 마음이 조금 아물어드니
시를 껌처럼 되씹으며
풍선을 불고
잠시를 버텨
단물 금세 빠지고 나면
씹다 뱉을 시었다고 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