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기소
반란을 일으킨 역적의 경우 3족을 멸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입니다. 중국의 경우는 9족을 멸했다고도 하였지요. 역시 인구가 많고 나라가 크니 스케일도 크다고 생각했지만, 3족도 좀 심한데 9족은 너무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3족도 9족도 그리 궁금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냐 하면 반란과 역적도 연좌제도 이미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반란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역적의 무리들이 창궐하자 과연 멸해야 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여야 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너무 심하다고 여겼던 3족이나 9족의 이야기와 범위도 반란의 직접 체험을 통해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수긍이 들정도였으니까요.
현재 상황은 위임되었던 왕권, 즉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았던 자들의 반란으로 말미암아 다시 거둬들여 직접 행사할 수밖에 없는 과히 직접 민주주에 가까운 시대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반란의 수괴와 역적의 무리들에 대한 동태에 귀를 기울이고 진압에 국민이 직접 나서 힘을 보탤 수밖에 없는 직접 스트레스의 시대지요. 왜냐하면 이번 반란은 위임자이자 주권자인 국민을 상대로 일으킨, 성공했더라면 위임자를 무릎 꿀리고 주권자를 제 마음대로 처단하고자 했던 죽느냐 사느냐의 목숨을 내건 대규모 반란의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임 왕권을 거둬들인 주권자인 국민은 친히 이 반란의 진압에 개입하여 어디까지 멸해야 하는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반란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옛날에 왜 3족 또는 9족 까지나 멸했는지 이유를 찾게 되는 것이지요.
먼저 3족의 범위를 알아봅니다. 3족을 멸하는 것은 대역죄인의 친가, 외가, 처가의 생존해 있는 모든 이를 죽이는 것으로 오늘날로 치면 결혼식에 참석했던 모든 친척을 싹 정리하는 효과와 같았겠지요. 그러나 당시에도 반란을 일으키는 계층이 주로 상류층인 데다가 귀족과 혈연 등으로 서로 엮여있어 엄격히 3족을 적용해 친가, 외가, 처가를 모두 멸하는 것은 드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3족을 멸한다는 말은 실제로는 3족보다는, 3대를 의미하는 경우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목민심서에서도 3족은 아버지와 그 형제인 조족, 본인의 형제와 그 자녀인 부족, 본인의 아들과 손자를 가리키는 기족으로, 아버지, 자신, 아들의 3대에 가깝지요. 이는 조선의 '경국대전' 등 법전에서도 연좌제를 받는 3족으로 조족, 부족, 기족을 지목하고 있으며 명나라의 '대명률집해'에서도 같다는 점에서 3족보다는 3대에 가까워 멸해야 할 범위가 크게 줄어 되게 됩니다.
또 3족을 모두 멸한다고 해서 모두를 죽이진 않았고, 16세에서 80세 아래의 성인 남성을 그 대상으로 했으니 나름 법과 규율이 있었습니다. 다른 집에 양자로 가거나 아직 정식 혼인관계가 아닌 약혼관계, 왕래나 관계가 절연된 상태, 미리 이실직고한 경우에도 처벌에서 제외되어 죽음을 면하기도 했으니 전혀 막무가내식 보복은 아니었지요. 그러나 운이 좋게 죽음을 면했다 하더라도 노비나, 천민 신분으로 강등되는 것은 불가피하였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대역죄인의 9족을 멸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이는 친가, 외가, 처가의 다시 친가, 외가, 처가, 3의 3제곱을(3^3)을 멸하는 것으로 이 단계에 이르면 멸해지는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한마디로 반란의 뿌리뿐만 아니라 근처 흙조차 파내는 것이었지요. 하물며 명나라의 영락제는 종친의 9족 외에 제자, 선후배, 친구, 문하생까지 10족을 멸했다던 주련십족(誅連十族)의 무시무시한 일화가 전해집니다.
오늘날 반란과 역적의 무리를 코 앞에서 목도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그동안 심하다고, 너무했다고 생각했던 3족, 심지어 9족 까지도 멸해야 했던 상황이 아프지만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고 느껴집니다. 왜냐 하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반란의 싹이 죽지 않고 언제든 자라나고 침범하여 마침내 나라와 목숨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란의 숨은 동조자들은 끊임없이 반란을 옹호하고 법과 질서를 부정하며 호시탐탐 다시 전세를 뒤집을 것을 도모하지요. 폭도들을 부추겨 막말과 거짓 선동을 마다 하지 않으며 그동안 잠잠하였던 사이비 반역의 동조자들 까지 고개를 들이 내밀고 한몫 돈벌이를 일삼고 있는 현실을 버젓이 마주하고 있으니까요.
특히 이번 반란의 수괴는 사돈의 팔촌까지 자리와 이권을 주며 국가와 시스템을 좀먹었지요. 옛 역도의 범죄자들을 긁어모으고 거두어 요직을 사적 선물처럼 하사하여 반란군의 일원이 되도록 곳곳에 심어두었습니다. 사실상 지금 반란의 수괴에게 임명된 자 치고 제대로 된 자 하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반란의 부역자들은 악취를 뿜어내는 쓰레기에 가까울 지경입니다. 그러나 그 쓰레기를 모아두고 스스로 고개를 들어 커밍아웃 한 만큼, 한꺼번에 수거하여 소각장을 잘 가동만 하면 갑자기 클린그린한 환경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제는 단순 친인척 3족, 9족이 아니라 그 악의 뿌리에서 뻗어 나온 반란의 각종 학연, 지연, 권력, 범죄 공동체 선후배인 반란을 숨기고 묻으려 하는 10족을 찾아내 청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편승하여 스멀스멀 머리를 내밀고 있는 사이비 반역의 동조자 또한 멸해야 할 18족에 해당할 것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이 반란의 역적의 무리들은 다시금 위임자를 누명 씌워 무릎을 꿀리고 역으로 주권자의 목숨을 끊어 주권을 탈취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것은 3족, 9족의 숫자가 아니라 국민의 3할, 심지어 9할이 죽어 나가도 아랑곳하지 않을 무시무시한 반란일 테니까요. 그런데 이제 겨우 100분의 1족도 잡아들이지 못한 시작에 불과한 것이지요. 반란의 부역으로 호위호식한 3족이나 9족, 혹은 18족 모두에게 국민과 국법의 지엄함의 본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불가피하게 3족, 또는 9족이나 멸해야 했던 역사의 교훈이자 아픔이었나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