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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다

by Emile

길을 잃었다.

요즘 자주 길을 잃는다.

정해진 길 대로 따라가지 않아서 일수도 있고,

호기심에 다른 길로 빠졌기 때문일 때도 있다.

예상과 달리 낯선 길이 나와버리거나,

심지어 막다른 길에 이르기도 한다.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그러나 어른이 돼서 좋은 점은

길을 잃어도 더 이상 당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 돌아가거나 겨우 멀리 왔을 뿐,

길은 결국 돌고 돌아도 연결되어 있어서

어떻게든 다시 찾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잃은 길에서는

낯설어서 신기한 것들과

의도치 않게 재미있는 것들을 만날 수도 있고,

새로운 길과 심지어 지름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길을 찾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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