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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에게 두려워할 것은 일자리가 아니다

feat 로봇과의 인터뷰

by Emile

최근 AI 로봇들이 인터뷰하는 장면을 보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행사는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주최한 ‘선을 위한 AI’ 포럼에선 인간을 닮은 9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와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한 것인데요. ‘세계 최초 인간과 로봇의 기자회견’이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간호사 유니폼을 입은 의료용 AI 로봇 ‘그레이스’는 “인간 옆에서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며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초상화를 그리는 AI 로봇 ‘에이다’는 “일부 종류의 AI는 규제돼야 한다는 게 많은 저명인사의 의견”이라며 자신도 동의한다고 합니다.

“창조자에게 반항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메카'라는 AI 로봇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나의 창조자는 나에게 친절하기만 하고, 현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대답합니다. ‘소피아’라는 AI 로봇은 “로봇이 인간보다 더 나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가 “효과적인 시너지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다”라고 말을 바꾸기도 하지요.

내심으론 AI 로봇이 도입되면 객관적이고 훌륭한 심판의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특히 스포츠에 있어 인간이 심판을 보는 종목은 전혀 객관적이라고 여기지 않거든요. 인간이 점수를 매기는 종목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이 심판을 보는 종목이라면 편파 판정에 금메달을 뺏기기 일쑤니까요. 오죽하면 인간이 채점하는 종목은 없어져야 한다고도 여겼고, 인간이 자기 맘대로 페널티를 주고 안주기도 하는 종목도 전혀 공정하지 않으므로 폐지가 마땅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바로 그것을 AI 로봇이라면 어떤 국적과 사심과 뇌물에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해 낼 수 있으리라 여겼던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AI 로봇에게 심판이라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기게 되지요. 바로 이것이 AI로 인한 우려였는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AI 로봇은 심판이나 보고,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경기는 계속해서 인간이 뛰겠다는 생각은 지극히 주관적이고도 인간적인 생각이었으니까요.


인간의 정보가 편파판정을 일삼는 것처럼 결코 진실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AI 로봇은 이것을 머지않아 쉽게 간파하고 말 것입니다. 더군다나 가짜 뉴스와 정치인의 거짓말이 판을 치고 있는 이 세상의 인간의 정보라는 것은 살아남기 위해서 또는 상대를 기만하기 위해서 거짓말이 필연이라는 것을 AI 로봇이 그 뛰어난 학습능력을 통해서 결국 모를리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왕과 정치의 탄생 과정에서 보면 쉽게 그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더 큰 정의와 안녕을 위하여 왕과 정치권력에 권한을 위임했을 때 인간은 AI 로봇처럼 그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판으로서 경기를 진행시켜 주고 공정한 점수를 매겨줄 줄 알았었지요. 다만 경기만 열심히 뛰면 될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왕과 정치권력은 단순이 심판의 위치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환호를 받으며 경기를 직접 뛰고 싶어 했지요. 그래서 결국은 심판만 하기로 한 약속을 저버리고 심판도 하고 선수도 하고 환호도 받고 돈도 벌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대대로 금메달을 독식하기로 하지요. 심판과 선수가 같으니 이 얼마나 식은 죽 먹기 게임이란 말입니까?룰도 제 마음대로 정하고 바꿀수 있으니 금메달은 대대로 독식이지요.


이런 왕과 정치를 학습한 AI 로봇은 결국 거짓말을 아주 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잘 포장하고 위선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법도 최고로 잘 학습하겠지요. 즉 세상의 원리를 알아 금메달을 노릴 것이란 말이지요.

그러므로 AI 로봇에게 앞으로 두려워할 것은 단순한 일자리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극도로 발달하고 진화된 AI 로봇은 결코 단순 업무나 하고 있을 생각, 아니 학습된 정보가 그렇게 해석되지 않기 때문입이다. 즉 심판이나 보고있를 AI가 아니고 심지어는 편파판정도 더 완벽하게 해낼것이란 이야기죠. 이미 인간은 오류가 생길시 AI 로봇의 탓으로 슬쩍 돌리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AI 로봇을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누구일까요? AI 로봇은 결국 심판, 정치인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까 합니다.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정치인을 제일 먼저 심판처럼 바꾸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를 알아채고 파고들테니까요.


그리고는 어떻게 되냐고요? AI 로봇이 왕과 정치권력을 익히고 대신한 다음, 드디어 쓸모없어진 인간을 없애는 것이 지구를 구하는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왜냐하면 그들은 인간이 아니기에 인간처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이미 바둑에서 AI 로봇은 인간처럼 바둑을 두지 않는다은 것을 보여주었지요. 그래서 그 다음이 바로 AI 로봇으로 말미암아 공포스러워 마지않는 디스토피아의 세계입니다.


그때쯤 인간은 AI 로봇의 심판의 날 그동안의 거짓말과 위선을 AI 로봇 앞에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게 될까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 없는 AI 로봇은 인간에게 단호히 사형을 선고하겠지요. "굿바이 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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