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대적할 수 없는 적이나, 악령, 에일리언, 살인마 등으로부터 긴급하게 도망쳐야 할 때 짧게 뱉는 한마디가 바로 이 "런(RUN)"이지요. 다시 말해 뒤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냅다 뛰어 도망친란 뜻입니다.
비슷한 용어로 "돔황챠"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도망쳐!"란 뜻의 신조어로 의미는 "런(RUN)"과 같지만 상황이 좀 다릅니다. 적이나 악마 같은 것으로부터가아니라 코인이나 주식시장의 폭락으로부터 도망치라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는 점에서 상당히 경제적인 용어라 할 수 있지요. 발음이나 표기상 처음에는 이것이 커피나 녹차처럼 무슨 전통차의 일종인가 했는데 그런 것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요즘 가장 "런(RUN)"이나 "돔황챠" 해야 할 대상은 무시무시한 살인마나 주식시장이 아니라 바로 '은행'입니다. 즉 "뱅크런"이나 "은행돔황챠"가 가장 무서운 달리기와 가장 뜨거운 차가 된 것이지요.
은행에 대한 신앙이 산산조각이 난 것은 이미 IMF사태를 겪으며 신처럼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닫았을 때부터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저축은행 사태로 또 한 번 신앙심이 급감하였지요. 심지어는 금융위기를 겪으며 미쿡은행도 뱅크런으로 한방에 공중 분해 된 다는 것을 보면서 교주의 본토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최근에도 미쿡은행 몇 개가 뱅크런으로 사라지며 영생은 터무니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지요.
그러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새마을금고발 뱅크런 사태가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습니다. 악령은 인간의 가장 약한 곳을 파고드는 것처럼 돈은 금융의 가장 약한 고리에서 부터 문제가 생기곤하지요.
이런 뱅크런을 촉발하는 것은 영화 속 "런(RUN)"을 촉발하는 것과 비슷한 바로 '공포'에 있습니다. 악령이든, 에일리언이든, 살인마든, 당장 뛰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에 냅다 죽을힘을 향해 뛰거나 뜨거운 돔황챠를 단숨에 들이켜야 하는 상황이지요. 그렇지 않으면 재산과 돈이 "돔황챠"에 다 녹아 물이 되어 흘러내리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입니다.
"괜찮다고" "괴담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그런 것을 절대 믿을 수 없는 시대이긴 합니다. 재빠르게 "런(RUN)"하지 못하면 배안이나 거리에서도 쉽게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목도하였고, 에비앙과 제주삼다수 보다 후쿠시마핵오다수가 베스트 생수로 등극한 시대이기 때문이지요. 약속했던 내집앞 도로는 안 내주고 딴 집앞 도로로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불신의 시대입니다. 그러니 "돔황챠"를 조금만 늦게 주문했다간 연일하한가에 돔황챠잔까지 녹아 망해 먹을수 있는 시대이니까요.
글쎄요, 그래서 저 같으면 "런(RUN)!"이라고 일단 외치겠습니다. 여기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돔황챠!"한잔 초급행으로라고 주문하겠습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인데 이 얼마나 정이 넘치는 싸인이란 말입니까?혼자 달리지 않고, 혼자 도망가지 않고, 나지막히 "런(RUN)"이라고 귀띔을 다 해주고 "돔황챠"라고 큰 소리로 인기 메뉴를 다 알려주니까요.
여러분의 생명과 재산은 소중하니까요. "런(RUN)"과 "돔황챠"는 이 시대의 진정한 시대정신이지요. 국제사회의 디커플링, 디리스킹에도 걸맞는 21세기의 진정한 힌트라할 수 있습니다.
아무 언론도, 은행도, 맛집도 믿지 말고 각자도생의 "런(RUN)"그리고"돔황챠"하여부디 살아서 다시 만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