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공전도 하고 자전도 한다
어떤 대상에 강하게 이끌려 주위를 맴돌며 글이 쓰고 싶어 지다가도
그냥 스스로 돌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 가기도 하니까
어떤날은 해가 눈부시게 빛나는 기운을 따라 높이 날고
어떤날은 달이 둥글게 뜨는 밤 낮게 울부짖기도 하지
게다가 생각의 축은 23.5도 살짝 기울어져 있는지
계절처럼 더웠다 추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지
그러다 마음 속 마그마 같은 호르몬이 분출되면
미치도록 쓰고 싶을 때가 있는가 하면
간빙기가 온 것처럼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은 날도 있으니까
그렇게 마음이 한 바퀴 돌았는지
고요해서 미동도 없던 지각에
이제 다시 쓰고 싶은 생각의 진동이 요동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