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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Nov 16. 2021

돈의 미래 : 사과와 돈에는 독이 있을 수도

돈의 탄생 돈의 현재 돈의 미래

$ 돈 3단 콤보


'돈의 탄생, 돈의 현재, 돈의 미래', '돈돈돈', 돈을 3단 콤보로 제목에 갈아 넣었네요.

하긴 돈이 득세하는 때이긴 하지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하다 못해 점령하고 있는 것의 상당 부분이 바로 이 '돈'에 관한 책인 것을 보면 그 위상을 짐작할 만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돈을 버는 법, 투자서가 주를 이루지요. 책도 '돈'이 되는 책이 팔리는 셈인데, 돈과 책은 그리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이런 '돈'책을 읽어 보기도 하지요.

하지만 '돈'책에는 믿음보다는 의구심을 갖는 편이지요. (책이 돌았을 수도 있으니까요) 믿음이 부족해서 부자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책대로 했다면 다 부자 되었게요?


$ 독과 돈


'돈' 이야기에는 양면성이 있지요. 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은 사탕발림처럼 달콤한데 항상 독이 묻어있을 수 있어요. 에덴동산에 '돈' 이 있었다면 뱀이 '사과'가 아니라 '돈'으로 하와를 유혹했을 것 같네요. 그러나 그때는 짐작하건데 아직 물물교환의 시대였으니, '돈'은 없었고, 뱀은 사과를 대신 주었지요. 교환의 대가로는 무엇을 받았으려나요? 그때 '독'을 받아서 뱀에 '독'이 생겼다는 것은 저의 상상 입니다만.

'사과'에도 독이 곧잘 들어 있긴 하지요. 백설공주는 그 사과를 덥석 깨물었었네요.


그나마 이 이야기는 바로 '돈'버는 비법서 같은 것은 아닙니다. '돈을 벌고 싶은 것이 아니라 '돈'의 속성에 관해서 알고 싶었다면 거짓말일까요? 여하튼 돈 버는 방법과는 다소 동떨어져있기에 당장 인기는 없을 수 있지만, 이야기 속 사탕발림에 독이 들어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안심이지요.


$ 상상과 신뢰


'돈'은 당연하고 처음부터 있었던 것 같지만 그 등장 이후 이렇게 믿음을 주고 '돈돈돈'으로 득세하기 까지는 꽤 험난한 과정을 겪었습니다. 영웅이 되기는 쉽지 않은 언제나 쉽지 않은 법이지요.

화폐를 통하여 교환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은 상상의 세계였을뿐더러, 지폐는 더더욱 못 미더워했습니다. 그래서 '금'이 한동안 보증을 섰었고, '금'이 더 이상 보증 서기를 부담스러워하자 '달러'가 그 대신 보증을 서고 '돈'을 오늘날 영웅으로 키웠지요.


흥미로운 점은 '돈돈돈' '돈'은 그렇게 좋은 것이고 아무것이나 바꾸어 살 수 있는 영웅이지만,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원래의 속성인 '종이 조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지요. 영웅이 능력을 빼앗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상실은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데 역사적으로 이미 여러 번 반복되고 그때마다 난리가 났었지요.  '독'이든 사과를 먹은 국가도 사람들도 '휘청'하였고 영웅이 능력을 잃은 도시는 악당이 점령하였습지요.

 그러고 보니 '돈'과 '독'은 ㄴ과ㄱ 한 끗 차이이네요. 그래서 '돈''독'이 오르다라는 말은 썩 어울리지요.


특히 '은행'이라고 불리는 이 '돈'을 지탱하고 있는 시스템의 붕괴는 특히 '돈'에 심각한 타격을 줍니다. '돈'은 은행에서 찍어내고 '은행'을 통하여 보증하니까요. 신뢰의 전당입니다. 그러므로 '신뢰', '돈', '은행'은 뗄래야 뗄 수 없는 3단 콤보 관계지요. 한쪽이 무너지면 3단 콤보로 한꺼번에 무너집니다.


역사적으로 뿐만 아이라 우리는 한 세대에도 경험하기 힘든 그 '돈'의 위기, 즉 금융위기를 이미 여러 번 겪었습니다. 안전함의 대명사였던 '은행'이 맥없이 눈앞에서 무너지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그때마다 원화, 즉 한국돈은 점점 종이 값에 가까워지게 되는 것도 보았지요. 요즘 다시 '신뢰'가 살아나서 안심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 '돈'의 속성은 언제나 '사탕발림'에 '독'이 항상 묻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은행의 은행에서 여기저기 '돈'을 마구 찍어내어 살포하고 있는 때는요. '독'이 될 수 있거든요.


$ 가상화폐


가상화폐는 아직은 '신뢰'와 '대중화'의 면에서는 '돈'이라 불리기 어렵지만 '돈'이 밟아왔던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면에서 '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긴 하지요. '신뢰'는 꽤 쌓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대중화'의 측면은 아직 미흡해 보입니다. 다른 물품과 교환하기는 아직 쉽지 않거든요.

언제쯤 이 가상화폐는 진상화폐가 될 수 있을까요? (아재 개그 해서 미안합니다만)  이 가상화폐가 진상짓 그만두고 안정된 교환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때 즈음이 될 것입니다. 그때 즈음이면 '금'을 대신해서 '돈'의 보증을 섰던 '달러'가 드디어 "너 좀 이제 믿을만해 보인다"며 보증을 서도 되겠다고 나서겠지요. 그의 보증이 즉 승인이 관건입니다.


$ 돈벼락도 치고 돈다발도 내리고


'돈'의 세계는 '언어'의 세계만큼이나 다양하기도 하고 상대적이기도 하지요.

'돈'이나 '언어'가 하나였더라면 참 간단했을 텐데, 신이 일부러 여러 다른 언어들로 혼란을 조장했다는 이야기와 같이, 각기 다른 '돈'의 체계는 그 욕망만큼이나 혼란을 대가로 주기 위함이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또 해외여행 나갈 때 환전의 묘미가 있긴 하지만이요.


또한 '돈'은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돈을 물에 비유해 흐른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그냥 움직이고 흐르는 것이 아니라 회오리치고 있는 혼돈의 아수라가 되기도 하지요. 마치 모든 것을 삼켜 버릴 듯 불다가도 언제 그랬느냐 싶게 다시 잠잠해지는 태풍과도 같지요. 그 안에는 돈벼락도 치고 돈다발도 내립니다. 잘 맞으면 히어로물의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감당할 수 없을 땐 죽을 수도 있지요.

그래서 '돈'(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게 균형이 필요합니다. '돈'살을 피할 우산을 준비해야 하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돈'은 피할 것만이 아니기도 하지요. '돈'은 논밭에 대야 하는 물이기도 하고, 마르지 않도록 저수지에 저장하고 통에 담아놓기도 해야 합니다.


'돈' 너 요물이었구나! 그래.


돈의 탄생 돈의 현재 돈의 미래 (Money : The True Story of a Made-Up Thing)

한줄 서평 : 돈은 신뢰와 대중성의 역사이다. (2021.04)

내맘 $점 : $$$

제이컵 골드스타인 지음 / 장진영 옮김 (20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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