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Feb 12. 2024

작가(作家)가 세작(細作)

feat 세작, 매혹된 자들(9회, 10회)

세작(細作)

신분을 감추고 어떤 대상의 정보를 몰래 알아내어 자신의 편에 넘겨주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첩자


왜 이 드라마의 제목이 '세작(細作)'인지 의아했었습니다. 그리고 '매혹된 자들'이 붙은 것은 더욱 의아했었지요.


세작(細作)이란 단어 자체가 요즈음은 잘 쓰지 않은 단어인데다가 알고 보면 심오한 구성입니다. 아주 세밀하게 작전을 펼친다는데서 세작(細作)이라 불렀을 듯하지요.


바둑이 주 소재로 나오길래 이 드라마가 체스 이야기를 다뤘던 '퀸즈갬빗'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세작, 바둑
퀸스 갬빗, 체스

러나 점점 이야기는 바둑보다는 세작(細作)의 비극적 사랑의 종말을 다룬 '얼라이드'로 치닿고 있는 것 같지요.

얼라이드, 첩자

뜨거운 밤 이후로 여주의 정체성이 약해진 듯합니다.  남자도 여자도 아니고 백수도 사랑도 아닌 것이 사실 여주가 아니라 이 드라마를 쓰고 있는 작가(作家)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바둑으로 치면 이번 회차는 아차차 돌을 잘못 두었습니다. 결국 "세작(細作) 작가(作家)"였던 셈이었지요.

"당장 작가를 추포하랏!"


드라마의 묘미는 과연 이 위기에서 작가가 세작(細作), 즉 세밀하게 글을 써나가서 위기의 대마를 살릴 수 있느냐에 달려있겠지요.


그러고 보니 세작(細作)이라는 단어와 작가(作家)라는 단어는 닮았습니다. 작가 또한 세밀하게 작전을 펼쳐야 하는, 독자를 속여야 하는 첩자의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이지요.


다시 어이없는 작가(作家)의 세작(細作)을 기대해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질풍노도(疾風怒濤) 마음은 어찌 끊어내는 것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