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탈출

첫 출근

by 세나

3년 만에 백수 탈출이다.


최저임금 정도의 월급에

출퇴근 거리 40분.

자차 없이 출근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가만, 월급 200에 기름값 30 빼고 밥값 빼고 하면

편의점 알바가 나은 거 아니야…?


생각이 많아지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회사!


경력 단절 주부를 채용해 주는 것에 감사하며 다녀야지!


첫 출근.


여기가 사무실이야…?


나름 공공기관에 취업했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작다.

휴지통 없이 종량제 봉투만 턱 하니 놓여 있고,

화장실은 잡다한 물건과 샤워용품까지…?

나만 정장 차림이다.


새해가 밝아 점심은 떡국이다.


근처에 복지관이 있어 식당에서 떡국을 먹었다.

떡국과 김치 끝.


그래도 혼자 밥 먹는 것보다 여럿이서 먹는 게 낫다.

주부라면 남이 해 준 음식이 무엇보다 소중하니까.


오늘은 사수랑 은행에 다녀왔다.

운전이 자신 없어 걸어다닐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걸어서 15분 거리라고 한다.


좀 애매한데…?


가만, 자기 차를 이용하면 기름값은 나오는 건가?


둘째 날 출근.


궁금함을 안고 인수인계를 받았다.

마침 계정과목을 공부하고 있다.

이때다…!


“혹시 업무로 개인 차를 이용하면 유류비를 정산받을수 있나요?”


”아니요“


그녀의 표정이 곤란하다.


그리고 이어서 이야기한다.


차비로 쓸 수 있는 돈이 있기는 한데

저희는 한 달에 그 돈으로 간식을 사고 있어요.


롸…?


아니, 그럼 내가 내 유류비 들여서 일하는데

남들이 간식을 먹어…?


내가 매달 과자를 사 주는 꼴 아닌가?


불합리 한 걸 정말 싫어하는데..

그래서 공공기관을 선택한건데..

하..


가만 보자.


200만 원 - 차비 30 - 밥값 - 업무 유류비…

손에 쥐어지는 돈이 100만원대...?


어린이집 연장보육까지 맡기고

왕복 1시간 20분 출퇴근에

순수익 100만원대...


갑자기 일이 하기 싫어진다.


이 곳이 아닌가?


30대 중반 경단녀 주부.


누가 날 받아주지?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