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에도 꿈을 그린다
아침 출근 길, 눈은 초췌하고 정신은 몽롱한 그런 상태.
한두 번도 아니고 언제나와 같지만 유독 몸에 힘도 없는 그런 날이다. 그래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이를 조금 먹었다고 이러나.
기지개를 켜보고 스트레칭도 가볍게 해주니 조금 낫다. 최근 활동량과 운동량이 많아진 탓에 근육이 항상 피로한데 그럴 때마다 기지개를 켜면 풀리는 느낌이라 기분은 좋다.
섭섭하리만치 너무나 똑같은 일상이다.
그런 하루다.
오늘도 반복되는 업무들.
똑같은 직장 동료들과 사무실.
하지만 나는 꽤나 반복에 지치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또 반복에서 오는 안정감과 조금씩 숙련되어 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어 하기에 지루했던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종종 나에게도 재미난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설레는 일들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듯 하다.
형님, 누님들이 듣기에는 귀여운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 30대 초반이 된 나도
나이를 꽤 먹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나가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보면 절로 웃음이 지어지고, 저 때는 지금의 순간이 얼마나 좋은 순간인지 결코 알 수 없으며 내가 지금 저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준다고 한들 내가 어렸을 때에도 그랬던 것처럼 절대 알 수 없을, 저 어린 시절의 빛나는 순간들의 소중함도 더욱 더 깊게 마음에 새길 수 있게 되었기도 하고, 그런 생각으로 말미암아 나의 앞으로의 삶을 더욱 낭비하지 않고 충실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며 곧장 현실로 돌아와 생각을 곱씹어볼 수도 있게 된 지금이. 바로 조금은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듯 하다.
특히 강아지가 갈수록 더 귀여워지는 걸 몸소 느껴갈수록 아, 내가 무언가 달라지고 있구나 하는 본능적인 직감이 든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할머니도 초등학교 때 돌아가시고, 아버지랑만 줄곧 지내오던 나날들. 아버지도 언젠가는 나의 곁을 떠나실 것이라는 생각도 자연히 하게 되며 결국 나는 혼자 남겠구나 하는 생각들.
그런 생각들에 잠길 때마다
결국 삶은 혼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하고 혼자일 때 외롭지 않을 수 있어야 누군가와 함께할 수도 있는 힘이 생기는 게 아닐까
떠올리곤 한다.
혼자서 살아가는 상상을 한다.
아무도 내 옆에 남지 않게 되었을 때도
정말 단 한 사람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게 되었을 때에도
그런 순간이 왔을 때에도 내가 사랑하고 좋아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자 한다.
이를테면 음악, 글, 시.
산책, 운동, 영화.
아직 명확히 찾지는 못 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 속에 있다고 보고,
그런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삶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나무 한 그루에 마음이 숨을 쉴 수 있고,
꽃 한 송이에 꿈을 키우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그런 마음이라면.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된다면,
그 때에서야 누군가를 지켜줄 수 있는 힘도,
누군가와 사랑을 할 자격도 생기는 게 아닐까.
아직 부족하지만 조금씩
나무 한 그루에도 숨을 쉴 수 있게 되어 가고
꽃 한 송이에도 잠시 잊고 있던 꿈을 다시
꺼내어 볼 수 있게 되어 가는 듯 하다.
"작은 것의 소중함" 이라는 것을,
알아 가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