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부릉, 문득
<너만이 없는 거리>
그렇게 멀지 않다
아니, 가깝다.
언제든지 만나서 맛있는 것들도 먹으러 갈 수 있고
어디로든 함께 떠날 수도 있다.
이제는 나에게도 차도 생겼고,
운전도 어느 정도 할 줄 알게 되었으니
멀리 떨어진 곳들도,
재미있고 설레는 곳들도 같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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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부릉
운전을 하는데 문득 떠올랐어
우린 참 멀지 않은 곳에 있었구나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우리는 있었구나 하는 생각
정말 언제든지 만나서
어디든 함께 갈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예쁜 곳들도 보러 가고.
따분할 때면 어디로든 떠나고
그러다 한번 쯤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고 느낄 때면
아늑하고 한적한 곳에도 갈 수 있겠구나,
그저 우리 둘이
무엇이든 함께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그만큼 우리는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
하지만
"마음만 있다면" 이었다.
마음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그 유명한 말이 떠올랐고
그 말이 그렇게도 와닿는, 그런 날이었다.
네가 나에게 마음만 있었다면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고 했겠지.
심심하니까 어디든 놀러가자고 했겠지
무엇이든 함께 하자고 했겠지.
네가 나에게 마음만 있었다면
너도 나를 좋아했다면
나만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면
너는 오늘도,
나에게 무엇이든 함께 하자고 했을 거야
그리고
나는 당연히도
너무나 행복하게,
하지만 너무나 행복한 그 마음보다는
조금 덜 행복한 척을 하면서
너와 함께 그 무엇이든 하러 갔을 거야
너의 곱디 고운 하얀 손을 꼭 잡고
너의 동그랗고 예쁜 순수한 얼굴을
온전히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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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를 좋아했다면
지금의 나처럼, 지금 이런 생각들도 해본 적 있을까.
너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들을 떠올리며
행복한데, 슬픈. 두 가지의 마음을 동시에
느끼기도 했을까.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는
너도 이런 마음을 느껴본 적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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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멀지 않다.
아니, 가깝다.
아니, 마음만 있으면
우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서로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멀다.
난 지금도 네가 눈 앞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너는 아닐 거야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데.
이렇게 멀게만 느껴진다.
시간이 조금은 흘렀다.
지금의 너는 어떨까?
이제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을까
성급했던 그 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다시 닿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너만이 없는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