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했던 장마철이 싫어졌어
< 여름이었다, >
그 사람은 마치 여름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인 여름과 많이 닮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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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생명력이 넘쳐서 좋다.
나무도, 풀도, 곤충도 많고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도 많이 있어서 좋다.
뜨거운 날씨도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나는개인적으로 여름을 좋아한다.
한 여름 날,
주말 오전에 대충 씻은 후
적당한 옷을 걸쳐 입고 밖에 나가 보았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 곳곳이 보이는
초록빛 나무와 풀들이 나를 반겨준다.
아,
이래서 내가 여름을 좋아한다.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해도,
내 시야 안으로 생명력이 가득한 것들이 들어오고, 바라볼 수 있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이 여름이 좋다.
쩌렁 쩌렁 울리는 매미 소리도,
지금 이 공간에 나 혼자 있는 것이 아닌 듯 한 기분.
"분명 이 근처 어딘가에 매미 한 마리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그렇게, 밖에 나가기만 해도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이 여름이 나는 좋다.
시대가 발달하고 교통편도 좋아진 요즘의 시대에는,
조금만 움직이면 물이 흐르는 자연으로도 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이 있다.
산 속에 숨어있는 계곡이다.
이 부근에서 유명한 산 근처에 초등학교 하나.
그 조금 밑에 가면 있는데,
가끔, 마음이 숨을 고를 틈이 필요할 때면 찾아간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어느 한여름 날,
그런 계곡 같은 곳에 가면 나는 자연과 더욱 하나가 되고자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언제까지고 계속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하진 않겠다.
나도 가끔 덥다
그럴 때 계곡 물에 들어가면 그 뜨거워진 몸이 식으면서 기분도 좋고,
시원한 계곡물이라는 또 하나의 생명력이 가득한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어서 기분 좋다.
물가에선, 곤충 소리와 흙냄새, 풀냄새가 어우러져 다가와 내 마음이 더욱 살아나는 듯하다.
또,
여름은 이 뿐만 아니라 더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지칠 만큼 많은 비가 내리는 장마철도,
여름에만 온다.
한없이 뜨겁기만 하던 여름에도,
몇 날 며칠 간 폭우만 쏟아지는 그런 날들이 찾아온다.
사람들은 비가 많이 오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도 하고,
우산을 쓰는 것,
몸이나 옷이 젖게 되어 찝찝 한 것 등 때문에
장마철을 싫어하곤 한다.
하지만 생명력이 넘치는 여름이기에
가져다 줄 수 있는 장마철도 나는 좋더라
비가 땅이 꺼질 듯이 내리는 시기가 되면,
온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더라
사람들이 모두 집 안에 들어가 있을 것 같고
각자가 모두 집에서
휴대폰이나 TV, 컴퓨터를 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각자가 다른 것을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우리네 모두가,
비슷한 것을 하고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정신없이 살아가기 바빠서
서로 사랑해야 하는 우리임을 잊고 지내던
그런 우리들이
잠시 멈추고, 다 함께 쉬어가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기분이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해본 것 같기도 하다.☺️
비가 오면 땅에서 올라오는 흙 냄새도 좋고,
수분기를 머금고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꿉꿉한 냄새도 기분 좋다.
비가 오면,
그냥 이유 없이 센치해지는 내 마음도
그냥 뭔가 기분좋고,
어딘가 모르게 간질간질한 그 느낌이 좋다.
비가 그치고 맑은 날이 돌아오면
보통은 평상시보다 더 뜨거운 날이 되는데
뭔가 수분을 머금은 뜨거움이랄까.
그래서 더 기분좋은 느낌이다.
그렇게 장마가 그치고 나면,
여름은,
더욱 빛나는 순간과
화려한 뜨거움의 절정을 향해
나아갈 일만 남게 된다.
생명력이 폭발하는 그 느낌,
나는 그 때부터 진짜 여름이 시작되는 것 같았고
나는 더욱 그 여름을 만끽하려 했던 것 같다.
이렇듯 여름은,
이유 없이 나를 설레게 하기도 하고,
뜨거워지게도 하고, 센치하게도 하고,
우울하게도 하고.
그 자체로 행복하게도 만드는 계절이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라 좋은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나의 여름이다.
그러다가도, 초록 빛이 시야 안에 들어오면
잠잠해지고, 평온해진다.
나는 역시 여름이 좋다☺️
그 사람도,
마치 여름 같았다
따뜻하고, 뜨거운 사람이었다.
어째 근본적으로는 뜨거운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항상 열정이 넘쳤고 생기발랄했다.
그러면서 장마철도 가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따스하고 다정한 그 뜨거움 안에,
깊은 호수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여름처럼,
언제나 가만히 있던 나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 주었다.
햇살처럼 따스하게 웃어 주었고
내가 피곤할 때면,
그저 결코 아무 의미없이 건네주었던 것이 아닌
그 천사같은 마음이었기에
오직 그녀였기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있었던
그 깊고 큰 배려의 한마디들로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 따뜻함이, 그 온기가. 여름과 너무 닮아 있었다.
그저 밖에 나가기만 해도, 바라보기만 해도.
나를 따스히 감싸주던 여름과 같이
언제나 한결같던 그 따스함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도저히.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을 수가 없었던
아무렇지 않게 있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도저히.
좋아하지 않을 수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
한 여름날처럼
그렇게 그녀는 내 마음에 깊게 다가왔다.
그러나 한 여름날처럼,
그녀도 의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름이라는 계절 자체가 그런 계절인 것처럼,
그녀도 그저,
그런 사람이었을 것이다.
마치 여름 같이.
그리고 동시에
때로는 한 여름날의 장마철처럼
폭우가 내리는 듯한 느낌도 주던 그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었다.
무엇인가 주고 싶었고,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너무 서투른 탓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선택한 나의 행동들은,
누군가에게나 주던 것처럼,
여름처럼,
그 한결같은 따스함을,
나에게도 주던 그녀가
그 따스함을 주는 것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 따뜻했던 여름이,
나 때문에 저물어가고 있었다.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장마철처럼,
일방적으로 비를 맞고 젖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분명
여름의 장마철을 좋아했는데,
정말 좋아했는데
그녀에게 맞는 비도, 그녀의 장마철도 싫었다.
그렇게, 여름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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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었다.
그 사람은 마치 여름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계절인
여름을 닮았었다
나는 다시 여름을 만날 수 있을까
이제는 여름만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계절을 함께 감당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름의 생명력과 따뜻함에
기대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름이 나를 돌아보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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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닮은 그녀의 마음에
내가, 닿을 수 있을까.
여름을 닮은 너에게
내가, 닿을 수 있을까.
< 여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