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절한 금자씨} 속죄를 향한 한 여인의 몸부림

by 칠흑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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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의 금자는 남자친구와 사랑을 나누다 임신을 하고 만다. 남자친구는 미덥지 못하고, 가정형편 역시 좋지 못했던 금자는 학교의 영어 교육 실습생이었던 백한상에게 몸을 의탁한다. 하지만 백한상은 학교에서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고, 그는 금자를 하녀처럼 부려먹는 걸로도 모자라 금자에게 성학대까지 가하였다. 급기야 백한상은 금자에게 아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돈만 받고 돌려주는 건 좋은 유괴라며 금자에게 원모라는 아이를 유괴할 것을 지시한다. 누가 봐도 궤변이지만 백한상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피폐해질 때로 피폐해진 금자는 원모를 유괴하고 만다. 금자는 백한상이 원모를 부모에게 돌려보낼 거라 생각했지만, 도리어 백한상은 원모를 살해하고 금자에게 죄를 뒤집어 쓰지 않으면 금자의 아기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이에 금자는 백한상의 말을 따르는 척 하며 언젠가 그를 죽일 것을 다짐하고 형사인 최반장을 찾아가 허위자백을 한다. 금자의 진술에는 이상한 점이 많았기에 최반장은 금자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이내 사정을 듣고 금자가 범인 행세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금자는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13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감옥에서의 첫 날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지만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계획을 실행하기로 한다. 그녀의 첫 번째 계획은 교도소에서 자신의 조력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그녀는 모든 죄수들에게 친절을 베풀기 시작하는데 이를 계기로 금자는 친절한 금자씨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는 친절을 베품으로서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금자의 계략이었다.


그렇게 금자는 치매를 앓고 있는 남파간첩 선숙의 수발을 든 끝에 불교 경전으로 위장한 총기 설계도를 얻어냈으며, 은행강도 혐의로 들어온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소영에게는 자신의 한 쪽 신장을 기증해 복수에 쓸 총을 만들도록 하였다. 금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교도소에서 폭군으로 군림하고 있는 마녀를 살해해, 그녀에게 시달리던 죄수 이정과 수희를 본인의 아군으로 포섭한 다음, 이정은 자신의 원수 백한상과 결혼하도록 만들고 수희는 자신의 총의 은제 장식을 만들도록 했다.


13년이라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금자는 가깝게 지냈던 전도사와 교도소 출입구 쪽에서 조우한다. 전도사는 금자에게 다시는 죄 짓지 말라고 먹는 거라며 두부를 건네주지만 도리어 금자는 두부를 땅에 떨구며 "너나 잘하세요."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자기 갈 길을 간다. 이후 금자는 감옥에서 자신에게 제과 재빵을 알려준 장씨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새 일자리를 얻는다.


하지만 이는 금자의 생계수단일 뿐, 그녀의 목적은 복수이지 재빵사가 되는 것이 아닐 터. 하지만 금자에게는 복수만큼이나 중요한 할 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라진 자신의 딸을 찾는 것이었다. 그녀는 입양 센터를 찾아가지만 관련 법규상 그런 건 말할 수 없다는 흔한 레파토리를 듣게 된다. 금자는 딸이 어디로 입양 되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오밤 중에 유리를 깨고 침입해 자신의 딸이 제니라는 이름으로 호주의 어느 가정집에 입양 되었다는 사실을 입수한다.


금자는 호주로 가기위해 제과점 사장 장씨에게 가불을 해달라고 하지만 거절 당한다. 하지만 금자가 만든 화려한 케이크를 보고는 마음이 약해져 가불을 해준다. 그렇게 호주로 간 금자는 자신의 딸 제니와 그녀의 부모와 조우하게 된다. 자신의 진짜 엄마를 보게 된 제니는 금자에게 엄마(Mother)가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를 물어본다. 제니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금자는 차마 엄마라는 단어를 말하지 못하고 금자씨라고 답한다. 이에 제니는 금자씨를 부르며 자신을 서울로 데려가 달라고 말한다. 금자는 안된다고 말하지만 제니가 자신의 목을 칼을 갖다대며 자살협박까지 하는 무리수까지 감행하자 이내 제니를 데리고 한국으로 온다.


제니를 한국으로 데려온 금자는 자신과 제니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 보다도 잘 알기에 복수를 하기 전 소풍을 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금자는 백한상과 결혼한 이정으로부터 오늘 밤 이후로는 더 이상 돕지 못할 것 같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백한상의 계속되는 성폭행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에 금자는 복수를 서두르기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위기가 닥치는데 금자에게 친절했던 전도사는 사실 백한상과 한 패였고 그는 금자를 미행하고 있었다. 전도사는 백한상에게 금자가 복수를 꾀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백한상은 2인조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해 금자와 제니를 생포하라 지시한다. 2인조 살인 청부업자는 마취액이 발라진 수건으로 둘을 제압하려 하고 갑작스러운 두 사람의 기습에 금자와 제니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이렇게 금자의 복수극이 허무하게 끝나는듯 했으나, 금자는 순식간에 킬러 1명을 총으로 쏴 단번에 사살한다. 사실 금자는 숨을 참아 정신을 잃지 않았으며, 일부러 당하는 척 하며 방심을 유도했던 것이다. 나머지 남은 킬러가 제니를 데려가려 했으나 금자는 제니를 붙잡고 있는 킬러의 더러운 손을 총으로 쏴 잘라버려 제니를 구출한다.


한편 금자가 조력자로 심어놓은 이정은 백한상의 식사에 수면제를 타 그를 잠들게 한다. 이정의 집으로 간 금자는 자신이 그토록 죽이고 싶었던 백한상을 보게 되고, 분노에 사로잡힌 그녀는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허둥지둥대다 그의 머리를 가위로 마구 잡이로 깎는 기행을 선보인다. 그러던 중 금자는 잠든 제니의 품에서 어떤 편지를 보게 된다. 그 편지의 대략적인 내용은 자신을 버린 이유를 똑바로 설명해 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한때는 당신을 죽이려는 상상을 했으나 얼굴을 몰라 그럴 수 없었다는 다소 살벌한 내용 역시 포함하고 있었다.


금자는 제니에게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하고 제니를 어느 폐교로 데려간다. 금자는 백한상을 의자에 포박해 놓고 총을 그의 머리에 겨눈 채, 자신이 하는 말을 영어로 통역하게 한다. 금자는 제니에게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실수를 토로하는 동시에 자신의 복수의 목적이 속죄임을 밝힌다. 사실 금자는 자신의 인생을 망친 백한상에 대한 복수 이전에, 자신 때문에 죽은 원모에 대한 속죄가 목적이었던 것이다. 금자에게서 진실을 들은 제니는 눈물을 흘리고, 금자 역시 눈물을 흘리며 제니가 쓴 편지의 내용대로 I'm sorry를 세번 말한다.


금자는 복수를 마무리하기로 하고, 백한상을 사살하려 하는데, 그때 금자는 백한상의 휴대폰 알림음을 듣게 된다. 금자가 백한상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보는데, 이때 금자는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느낀다. 백한상의 휴대폰에는 살해당한 원모가 갖고 있던 대마왕 구술이 고리로 걸려 있었는데 각종 아기자기한 다른 것들 역시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백한상은 연쇄아동납치살인범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백한상은 아이들을 납치하고 미리 살해 후, 목소리만 녹음하여 돈을 요구하였으며 그것도 모자라 살해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보관하기 까지 했던 것이다. 금자는 이 사실을 최반장에게 알림과 동시에 피해 아동들의 유족들을 폐교로 불러모은다


금자는 백한상이 저지른 만행을 알려주고, 법적인 처벌을 원하면 최반장에게 넘길 것이고, 개인적인 처형을 원하면 지금 이 자리에서 가능하다 말한다. 유족들은 후자를 선택하고 백한상은 유족들에게 무차별 난도질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살해했던 은주라는 아이가 쓰던 가위에 목덜미를 찔려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유족들과 금자는 백한상의 시신을 처리하고, 혹시 유족 중 허튼 짓을 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념사진까지 찍어 둔다.


유족들과 금자는 빵집에서 케이크에 초를 붙여 추모식을 치르고, 유족들은 금자에게 피해 보상금을 받을 계좌번호를 건내주며 빵집을 나간다. 이는 금자가 유족들에게 약속한 거였다. 금자는 화장실에서 화장을 지우는데 이때 그녀는 원모의 환영을 보게 된다. 금자는 원모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데, 순식간에 원모는 금자의 입을 틀어 막는다. 그리고 금자의 눈 앞에는 성인이 된 원모가 담배를 피며 앉아 있었다. 물론 이는 금자의 상상이지만 금자는 끝내 자신의 죄의식에서 해방되지 못한 것이었다.


금자는 빵집을 나오고 자신의 딸 제니를 마주보며, 자신이 만든 두부 케이크에 얼굴을 박아버리고 그런 그녀를 안아주는 제니를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복수극으로 보는 것 같다. 물론 이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난 이 영화를 속죄극, 아니 더 정확히니 죄책감을 덜고 싶었던 어느 위선자의 이야기로 보고 싶다. 금자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죄책감은 가지고 있었지만 단 한번도 "죄송합니다." 혹은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녀는 원모의 부모 앞에서 손가락을 자르며 자신의 미안함을 표출하였으나 그런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간접적이지만 거짓 진술로 유족들에게 상처를 입히는데 일조하였는데도, 그녀는 죄책감은 지니고 있었으나 "미안하다"라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원수인 백한상을 이용해 자신의 죄책감을 덜려고 했다. 이것이 위선이 아니면 과연 무엇일까?


말로 하는 것 보다는 행동으로 하는게 더 맞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미안합니다."라는 말 없이 속죄가 될리가 없고, 거기다 금자는 사적 복수를 꺼려하는 원모의 부모에게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라고 강요까지 했다. 그것도 모자라 금자는 만약 밀고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각오하라며 압박을 가하기까지 했다. 이것이 금자의 행위가 위선에 지나지 않음을 입증하는 예이다. 한마디로 금자는 속죄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마주보기가 두려워 복수를 통해 본인의 죄책감을 덜고 싶었던 것이다. 정말로 속죄를 하고 싶었던거라면 금자는 처음부터 최반장에게 진실을 이야기 했어야 했다. 물론 이는 제니가 인질로 잡힌 상황이었음을 감안해야겠지만 금자의 행위가 사정은 딱할 지언정 비겁한 행동이라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를 도와준 최반장 역시 책임이 크다.


그런데 이런 금자가 정말 속죄 다운 속죄를 한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딸 제니에 대한 속죄이다. 처음에는 백한상에게 통역을 제시하지만 제니에게 I'm sorry라고 말 할 때는 본인의 입으로 말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제니는 용서했다. 그렇다. 속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저지른 과오를 직면하고 상대방에게 이에 대한 미안함을 제대로 털어놓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만약 금자가 유족들과 대면하였을 때 첫 번째로 한 것이 백한상의 만행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본인의 실수에 대한 고백과 사과였다면, 최반장이 금자의 복수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금자가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더라면, 금자는 속죄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속죄는 복수가 아닌 자신의 과오에 대한 직면과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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