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경찰인 아버지를 여의고 농장을 운영하는 친척 집에서 생활하게 된 스탈링은 양이 도축당하는 끔찍한 관경을 보게 된다. 스탈링은 양을 구하려 했으나 소용이 없었고 이에 환멸을 느낀 스탈링은 가출을 감행하고 피나는 노력 끝에 FBI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이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자신이 보았던 양처럼 사람이 억울하게 죽는 것을 막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던 어느 날 스탈링은 교수인 크로포드로부터 정신병원에 수감중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연구에 동참할 것을 제안받는다. 하지만 스탈링은 크로포드의 말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챈다. 그 이유는 한니발 렉터가 정신병원에 수감된 지는 한참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예 스탈링은 최근 들어 여성들의 피부가 잔인하게 벗겨져 살해당하는 일명 버펄로 빌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풀기위해 크로포드가 자신을 이용했음을 눈치챈다. 크로포드는 범인을 찾기 위해 체포되기전 명망 높은 정신과 의사였던 한니발 렉터의 능력을 활용하려 했는데, 그는 스탈링을 방패막이로 이용하여 범인을 잡을 계획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학생이라 반항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다 무엇보다 버펄로 빌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싶었던 스탈링은 정신병원으로 가서 한니발 렉터와 독대하게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심상치가 않다. 스탈링은 초반부터 한니발에게 휘둘리고 주도권을 빼앗기며 패드립까지 당하게 된다. 등유 냄새 나는 걸로 보아 아버지가 가난뱅이 광부 아니였냐는 말은 덤이다. 하지만 그냥 순순히 끌려다닐 사람이었으면 그녀가 선택되지는 않았을 터, 오히려 '그렇게 사람 잘 보시는 분이면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적어 보시죠. 무서워서 아무 것도 못할 걸요?'라며 그를 긁어버린다. 그러나 단순히 긁힌다면 한니발 렉터가 아닐 터, 오히려 자신의 식인 행각을 자랑스럽게 떠들어 대며 자신이 여전히 우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스탈링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단번에 파악한 한니발 렉터는 스탈링에게 유어셀프라는 말을 잘 기억하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스탈링은 유어셀프라는 어느 창고를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머리만 덩그러니 남겨진 피해자의 시신과 독대하게 된다. 스탈링은 다시 한니발을 찾아가고, 한니발은 유어셀프는 자신이 담당했던 환자의 창고이며 자신이 프로파일링을 해주겠다고 말한다. 이렇게 해서 한니발과 스탈링과의 치명적인 거래가 시작된다.
그 사이 버펄로 빌의 피의자는 상원의원의 딸 캐서린을 납치하여 감금하고, 같은 시간 스탈링은 또 다른 시신을 보게 된다. 그리고 스탈링은 누군가 시신의 입 속에 누에고치를 넣었음을 알게 된다. 스탈링은 한니발에게 게 접근하여 만약 수사에 협조하여 범인을 잡는데 도움을 주면 좋은 교도소로 이감시켜주겠다는 거짓제안을 한다. 한니발은 스탈링에게 범인은 어린 시절 학대를 당했으며 성전환을 원했지만 거부당했을 거라며, 성전환 수술을 유일하게 담당하는 존스 홉킨스, 미네소타, 콜롬버스 병원을 조사해 보라고 한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정신병원 소장인 칠튼이 이 이야기를 엿듣고 만 것이다. 칠튼은 한니발에게 스탈링의 말은 전부 거짓이며 자신에게 협조하면 더 좋은 곳으로 이감해 주겠다며 수사권을 빼앗아 온다. 이때 한니발은 칠튼의 볼펜을 매우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한니발은 상원의원과 독대하여 살인범이 루이스 프렌드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때 경찰 중 한 사람이 칠튼에게 문서사인을 요구하는데 칠튼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볼펜이 사라졌음을 느낀다.
한니발은 경찰서에 임시로 수감되고, 그런 그를 스탈링이 찾아온다. 스탈링은 한니발을 통해 현재 범인의 목적은 탐욕의 충족이며 탐욕을 느끼려면 범인의 지인 일 수 밖에 없다는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된다. 스탈링이 떠나고 경찰 두 명이 식사를 갖다주기 위해 한니발 곁으로 온다. 두 사람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그를 임시로 수갑으로 결박하는데, 한니발은 입 안에 감춰두었던 볼펜 머리로 수갑을 푼 다음 두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해 버린다.
이윽고 동료 경찰들이 현장으로 오게 되고 그들은 차마 말할 수 없는 끔찍한 관경을 보게 된다. 그나마 천만 다행인 것은 죽은 줄만 알았던 한 사람은 아슬아슬하게 숨이 붙어있었다는 거다. 부상당한 경찰은 즉시 엠뷸런스로 이송되고, 경찰들은 엘리베이터 위에 잠입해 있던 렉터를 사살해 사건은 일단 마무리 되는 줄 알았으나....
사실 부상당한 경찰이 한니발 렉터였다. 한니발은 살해당한 경찰의 얼굴 가죽을 벗긴 다음, 옷을 바꿔 입어 경찰인 척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스릴러 영화를 통 털어서 충격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한니발은 구급차에서 또 한번 살인을 저지르고 탈출한다.
한편 스탈링은 어느 중년 남성의 집을 방문하고 그가 죽은 피해자들의 옷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스탈링은 즉시 크로포드에게 보고하려는데, 그는 존 그랜트라는 남성이 누에유충을 반입하려다 세관에 막혔다는 사실을 말해주며 범인을 찾았다고 말한다. 거기다 그는 존스 홉킨스의 요주의 인물이었다. 크로포드는 범인은 찾았으나 일단 피해자의 지인을 계속 조사하라고 스탈링에게 지시한다. 스탈링은 납치된 캐서린의 지인을 조사하던 중 캐서린은 존 그랜트라는 남자와 전혀 접촉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대신 그녀가 일한 수선 가게를 알게 되고 그 가게로 향한다.
여기서부터 이 영화의 연출을 칭찬하고자 한다. 영화는 초반부터 범인의 얼굴을 보여주고 시작하는데 하필 스탈링이 찾아간 곳이 그 범인의 집인 것이다. 그렇다면 크로포드와 스탈링이 절묘한 타이밍에 만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크로포드와 요원들이 찾아간 곳은 전혀 다른 엉뚱한 곳이었다. 이때의 교차편집이 예술이 아닐 수 없다. 이때 크로포드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같은 시각, 스탈링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연쇄살인마라는 것을 빠르게 눈치채고 권총을 꺼내 그를 제압하려 하지만 눈앞에서 범인을 놓치고 만다. 범인은 스탈링을 어두운 곳으로 유인하고 스탈링을 사살하려 하지만, 스탈링은 권총 장전하는 소리를 재빨리 알아채리고 역으로 살인범을 사살한다. 이렇게 해서 납치되었던 캐서린은 구출되고 스탈링은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게 된다. 그러던 스탈링은 한니발 렉터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고, 칠튼을 살해하기로 결정한 한니발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를 알려면 우리는 몇가지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영화에서 피해자를 위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움직인 사람은 스탈링이 유일하다. 칠튼은 자신의 명성을 위해 스탈링의 수사를 방해하였고, 크로포드는 악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자신의 명성을 위해 스탈링을 이용하였다. 그 결과 칠튼은 일을 어렵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극의 후반에는 한니발의 타깃이 되었고, 크로포드는 나름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도리어 헛다리를 잡고 스탈링을 위험하게 만들었다. 반면 스탈링은 캐서린을 찾고자 하는 마음가짐 하나만으로 일에 임했고 끝내 캐서린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본 영화의 주제가 수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를 위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제를 전달하는 방법 역시 억지스럽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운데, 가장 칭찬하고 싶은 것은 연기나 대사의 과장된 것이 없다는 거다. 영화는 이미 행동으로 충분히 나타낼 수 있는 인물의 특징을 구태여 추가하여 과장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분석하면 할 수록 스릴러 영화의 명작으로 칭송받아 마땅한 양들의 침묵이지만 지금 개봉하면 시네필을 제외하면 외면받기 쉬운 영화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스릴넘치는 서사와는 달리 본 영화에는 긴박감 넘치는 BGM이 없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비장함이 없다. 오히려 본 영화의 BGM은 불안한 동시에 잔잔하다. 거기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은 편이지만 감정이 매우 절제되어 있어 현대의 관객들이 몰입하기에는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는 것도 없지않아 있다. 편집 역시 어디선가 본 것이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은 식상하게 느끼기 쉽다.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이 영화가 나온 것이 무려 1991년이다. 한마디로 이 영화의 편집은 식상한 것이 아니라 편집의 새 역사를 썼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알맹이 없이 과장된 연기와 스릴넘쳐보이는 음악으로 스릴이라고는 전혀 없는 서사를 스릴 있는 것 처럼 보이게 하는 영화들 하고 이 영화를 비교할 수 있을까?
절제된 연기와 대사, 잔잔하면서도 불안감을 조성하는 BGM, 스릴러의 교차편집의 초석을 마련한 동시에 진정한 스릴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 양들의 침묵을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