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가족과 모여 식사와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껍질 채 삶은 싱싱한 굴과 양념 없이도 감칠맛이 도는 꼬막을 앞에 두니, 소주 생각이 났어요.
“나는 진로로 마실래.”
“소주는 보해지. 나는 잎새주.”
“형님, 뭘 모르시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새로 소주 마셔요. 나는 새로!”
각자 새로, 잎새주, 진로 파로 나뉘었습니다. 저는 투명한 병에 담긴 새로 소주를 골랐습니다. 새해가 되니 ‘새로’라는 이름도 마음에 들었죠.
술자리에서 익숙했던 참이슬, 잎새주, 처음처럼 이 아닌, 신제품 소주가 나타나자 대화는 주류회사와 관련 주식까지 이어졌습니다.
처음처럼 새로 소주를 만든 회사는 ‘롯데칠성음료’ 예요
취기가 올라오기 전에 얼른 주가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먼저 처음처럼 새로 소주를 만든 회사를 찾아봤습니다. 새로를 만든 곳은 ‘롯데칠성음료’로, 주식시장에는 종목명 ‘롯데칠성’과 우선주 ‘롯데칠성우’가 상장돼 있었어요.
롯데칠성은 칠성 사이다, 펩시콜라, 핫식스, 클라우드 맥주, 청하 등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국내 대표 음료 회사입니다. 식당에 가면 자주 마시는 칠성 사이다, 음료자판기에서 뽑아 마시던 레쓰비를 만드는 회사예요.
올해 2월 말 기준, 롯데칠성의 시가총액은 1조 5천억 원, 주가는 17만 원대입니다. 제로 탄산음료 수요가 늘어나 지난해 매출이 2조 원대를 기록했어요. 확실히 요즘 음료와 주류의 트렌드는 건강인가 봅니다.
이번에 출시된 새로 소주는 하루 평균 판매량이 30만 병일 정도로 인기라고 해요. 사실 롯데칠성의 매출에서는 음료의 비중이 높고, 주류 매출은 흑자로 전환한 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새로 소주의 인기를 꾸준히 지켜본다면, 회사의 매출과 주가도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이트진로는 우리나라 주류업계 1위 기업이에요
새로 소주 출시 후,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에서도 무가당 소주를 서둘러 내놓았습니다. 몇 달 전만 해도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이 대세였는데 말이에요.
2월 말 기준, 하이트진로는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 1조 8천억 원가량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고 주가는 2만 4천 원대입니다. 제 기대보다는 주가가 낮았지만 테라 맥주와 진로 소주의 매출이 안정적이고, 특히 진로토닉워터의 시장점유율이 80%가 넘는다고 해요.
좋은 안주들이 술상에 계속 올라오니 술의 향은 점점 진해져 갔습니다.
“장식장에서 아껴둔 마오타이주 좀 꺼내볼까.”
“오, 마오타이주! 중국 술 아니에요? 그 술은 구하기도 힘들고 비싼데. 한 병에 50만 원은 할걸?”
중국 술까지 나왔습니다
소주가 우리나라의 국민주라면 중국에는 귀족주가 있어요. 바로 ‘귀주모태주 (마오타이주)’입니다.
패션계에 샤테크(샤넬+재테크)가 있다면, 주류계에는 마테크(마오타이주+재테크)가 있다는 말이 돌 정도라고 해요. 마오타이주를 사서 보관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올라간다고 하니까요.
귀주모태주는 알코올 도수가 53도나 되는 제품도 있어요. 도수만 높은 줄 알았더니 시가총액도 규모가 큽니다. 귀주모태주의 기업가치는 약 423조 원으로 중국 본토 시가총액 1위입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중국 술만 이야기하면 아쉬우니 유럽까지 가볼까요
면세점에 가면 주류 코너에서 자주 보는 익숙한 이름이 있습니다. 발렌타인, 글렌피딕, 로얄샬루트, 헤네시 등이죠. 헤네시는 유명한 코냑 이름이에요. 프랑스의 LVMH(루이비통 모에헤네시)가 헤네시의 주인입니다.
LVMH는 루이비통, 셀린느, 펜디 등의 고급패션, 헤네시, 모엣샹동과 같은 와인 및 주류, 불가리, 태그호이어 같은 시계와 보석 라인 등 다수의 명품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어요.
2023년 1월, LVMH는 유럽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4천억 유로(약 553조)를 돌파했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으로 유명한 아르노 회장의 노력으로 주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해요.
500여 개 맥주 브랜드를 가진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InBev)’라는 기업이에요. 이름이 좀 어렵고 익숙하지 않죠. 맥주 이름을 들으면 달라지실 거에요.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호가든, OB 맥주 등이 이곳의 맥주 제품입니다. 이제 좀 친근해지는 느낌이죠?
ABInBev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맥주 제조 회사로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의 약 30% 정도를 차지합니다. 시가총액은 100조 원대, 주가는 50유로대입니다. 코로나19로 매출에 타격을 입긴 했지만 곧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맥주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술이니까요.
헬시플레져를 위하여
주류 기업을 소개하다 보니 얼음을 가득 담은 하이볼 한 잔이 마시고 싶어 집니다. 저도 MZ세대처럼 ‘헬시플레져(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맞추어 저당, 저칼로리로 기분만 내보렵니다.
잔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조니워커 블랙 한 잔, ‘제로’ 토닉워터를 따라줍니다. 탄산수의 맛을 살리려면 얼음에 최대한 닿지 않게 따르고 살살 저어야 한다네요. 참, 레몬 한 조각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