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보내는 불편한 신호
요즘 증시를 보면 불편한 데자뷔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차트를 보면 활황의 기운이 가득하고, 주변에서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립니다.
하지만 숫자 이면에서는 전혀 다른 흐름이 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시장은 늘 이런 방식으로 우리에게 신호를 보냈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큰 폭으로 팔아오고 있습니다. 11월 중순 한 주, 약 7조 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갔습니다. 증시는 껍데기만 남은 듯 가벼워보입니다.
그러나 같은 시간 또 다른 사람들은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었습니다.
바로 국내 개인투자자들.
그들은 오히려 26조 원이 넘는 신용융자, 즉 빚을 들고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상대방이 냉정을 되찾는 순간, 누군가는 희망을 쫓아 달려갑니다.
자금의 흐름이 이렇게 서로 엇갈릴 때, 시장은 종종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누가 더 시장을 잘 알고 있을까?’
2. 외국인은 왜 떠나는가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비싸졌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6개월 동안 질주했던 아시아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진 가운데
MSCI 아시아 IT 지수는 후퇴했고, 이에 따라 외국인들은 차익 실현을 택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와 AI 비중이 높아 조정이 오면 타격이 큰 시장입니다.
여기에
늘어나는 빚투
흔들리는 원화
빚투는 높은 레버리지는 나타내고 원화약세는 환차손 위험을 가져오며,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자금이탈을 만들어내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전혀 다른 심리로 움직입니다.
상한선을 뚫은 코스피에 대한 기대감, 남들 다 번다는 소문,
“혹시 이번 기회 놓치면 인생 기회도 놓치는 건 아닐까?” 하는 소외 공포(FOMO).
투자라기보다는 뒤쳐지기 싫다는 심리가 빚투를 밀어붙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개인의 신용 투입 시점이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과 정확히 겹친다는 점입니다.
마치 우리가 바닷가에서 파도가 더 높게 칠 때 서핑보드를 들고 달려가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흥분은 높지만, 바다의 깊은 조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이런 자금 흐름은 처음이 아닙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에도 그랬고,
2008년 금융위기 전에 역시 개인들은 레버리지로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조용히 빠져나갔습니다.
위기의 패턴은 늘 비슷합니다.
과열된 레버리지, 약해지는 통화, 그리고 “이번에는 다르다”는 대중의 낙관.
시장은 나아가 묻습니다.
“우리는 정말 이전보다 더 똑똑해졌는가?”
현재 원화는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입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의 눈에 다음과 같이 보입니다.
환차손 위험 증가
충격 발생 시 빠져나오기 어려운 시장
여기에 빚투까지 더해지면
외국인에게 한국은 이렇게 보입니다.
“변동성 높은 시장 + 환율 리스크 + 레버리지 과열 = 팔고 나올 이유가 충분한 곳”
돈은 언제나 가장 안전한 길을 찾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길은 한국이 아닌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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