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 Jun 07. 2022

내가 나를 사랑하는 법

걸음마를 배우듯 첫발을 떼어 보자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세요. 그래야 남도 사랑할 수 있어요.

자기 계발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말이다.

"나를 사랑하라고? 물론 사랑하지." 아니,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정말로 나를 사랑하는지는 잘 모르겠네

그러고 보니 어떻게 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거지?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어느 날 새벽 엄지손톱 아래가 아파서 잠을 깼다. 사실 잠결에도 계속 아파하고 있었는데

모른척하고 계속 자려고 하다가 마지못해 눈을 뜬 거다.

아픔을 무시하기에는 낮에 체한 것 같아 바늘로 딴다고 찌른 상처가 좀 컸나 보다.

 바늘로 딴다고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람도 있지만, 내게는 효과가 있어서 가끔 따기도 한다.

아파서 잠을 설칠 정도이니 일어나서 어둠 속을 더듬어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여줬다. 그리고 상처부위를 다른 한 손으로 따뜻하게 감싸 쥐어 줬다.

아픔을 모른 체한 것에 미안함을 느끼면서. 그리고 눈을 감고 누웠는데 아, 이런 것이 나를 사랑하는 거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키울 때 몸에 작은 상처라도 생기면 탈 날까 봐 소독하고 약 바르고 그 사이에 덜 아프라고 호해주며 키우지 않는가. 아이가 열이라도 나는 날이면 꼬박 밤을 새워가며 돌봐주는 것이 당연한데 자신의 몸에 난 상처나 아픔에는 무심하게 모른 체하면서 지낸다.


나의 요구는 무시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게 아닌가 싶다. 나라고 함부로 대하는 거다.

그런데 내가 나를 돌봐주지 않으면 누가 돌봐줄까.

그러고 보니 이렇게 사소한 나의 요구를 무시하지 않고 들여다봐주는 행동 하나하나가 나를 사랑하는 출발점이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다.

비싼 옷을 입혀 주고 좋은 차를 태워 주고 하는 것도 나를 위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보다 내가 정말 필요한 것을 제 때 줄 수 있어야 나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외출할 때 목마름에 대비해서 작은 물통을 챙기는 것이나 가을날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싶은 순간에 잠깐 일손을 멈추고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하늘을 바라봐 주는 것, 이런 사소한 행동들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작은 것들을 하나씩 챙겨주다 보면 스스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기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나를 우선으로 봐주는 거다. 저 사람이 좋아하니까 이걸 해야만 해, 아니면 '저 사람이 싫어하니까 하지 말아야 해.'라는 생각 대신 내가 정말 원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누가 뭐라 하든 내가 괜찮으면 괜찮은 거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하는 것이지만 다 괜찮다. 이렇게 하나씩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해보는 것으로 자존감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존감도 한없이 낮아져 있다고 본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친구가 되어 관심을 주고 사랑을 주다 보면 나도 꽤 쓸모 있는 존재라고 느끼게 되고 넘치는 자신감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내게 없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수 없다. 내게 넘치게 있어야 나눠줄 수 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사소하지만 나를 위한 행동들을 놓치지 말고 하나씩 실천해보자. 그러다 보면 마음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사랑하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