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에 누워, 별이 내려앉던 밤

서울이 잃어버린 풍경을 기억하며

by 마루


마루에 누워, 별이 내려앉던 밤

서울이 잃어버린 풍경을 기억하며


몽골의 밤은 낯설게 조용하다.

낯선 침묵 속에서, 은하수가 사람들 위로 쏟아진다.

그건 천장이 아니라, 살아 있는 하늘이다.

별들은 고요히 제 자리를 지키면서도, 어딘가로 흘러간다.


나는 그 하늘을 바라보다 문득,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서울 외곽, 언덕진 시골마을.

외할머니 댁 마당 한가운데, 크고 너른 느티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 아래에는 마루가 있었고, 우리는 그 위에 누워 별을 세곤 했다.


별은 많았지만, 늘 같은 별을 골라 이름을 붙였다.

"저건 나야. 저건 너야.

저건 우리가 다시 만날 자리야."


지금은 없다.

마당도, 느티나무도, 그 시절의 별빛도.

서울의 하늘은 네온사인과 미세먼지로 흐려지고,

별들은 마치 광고판처럼 형체 없는 빛으로 흩어진다.


그래서 나는 몽골에 왔다.

별이 ‘진짜로 존재하는 공간’이 어딘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리고 알게 됐다.

별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어떤 기억은 우리 안에 별처럼 박혀 있다는 것을.


마루는 그런 기억들을 다시 꺼내 보는 공간이다.

서울에서는 잃어버린 감각을,

다시 한번 누워서 느껴볼 수 있도록.

별을 보는 방식이 아니라,

별이 ‘머무는’ 구조를 다시 짓는 마음으로.





“감정은 건축된다, 기억은 별처럼 쌓인다


–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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