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낯선 골목 모퉁이를 돌면 늘 그 집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바람에 실려 오는 향은 기름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의 냄새와 매캐하게 스며드는 불향이 뒤섞여,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긴 줄 사이사이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핸드폰 불빛에 반사된 얼굴들은 묘한 기대와 설렘으로 빛나곤 했다.
그 풍경은 마치 작은 축제 같아서,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배부른 기분을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곳 앞을 지나치며 문득 멈춰 섰다. 놀랍게도 줄이 보이지 않았다.
늘 끊임없이 이어지던 사람들의 행렬은 사라지고, 간판 불빛만이 고요히 흔들리고 있었다.
문을 열면 여전히 같은 메뉴가 나올 테지만, 왠지 모르게 허전함이 파고들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사라진 거리에는 가벼운 바람 소리만이 흘렀다.
‘맛집’이라는 이름은 결국 사람들의 발걸음이 만들어내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그 음식이 가진 본연의 힘일까.
생각은 자연스레 오래전 단골집으로 향했다.
작은 동네 분식집, 늘 같은 자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볶이를 팔던 곳이었다. 손님이 많아 줄을 서는 날도 있었지만, 대체로 그곳은 늘 조용했다.
그런데도 언제나 변함없는 맛, 어릴 적 입안 가득 퍼지던 달큰하고 매운 양념의 온기가 아직도 선명하다.
줄은 없었지만, 그 맛만큼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았다.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세상 속에서 맛집이라는 타이틀은 쉬이 붙었다가, 또 쉽게 떨어져 나간다. 그러나 진짜 오래 남는 건, 줄이 있든 없든, 기다림이 있든 없든 늘 같은 맛을 지켜내는 마음 아닐까. 언젠가 다시 그 집 앞에 줄이 생길지도, 혹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억 속에 남는 건 언제나 그 첫맛의 진실함일 것이다.
작가의 말
사라지는 웨이팅 줄을 바라보며, 진짜 맛집이란 결국 변함없이 같은 자리를 지켜내는 가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자님께서도 일상 속에서 오래도록 남는 ‘한결같음’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