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과 환상의 심리극
《10건마다 꿈이 걸린 여름 – 배달과 환상의 심리극》
1막 – "테슬라가 당신을 부른다"
오늘 배달 플렛폼에서 한통의 문자을받았다
“10건만 하면, 꿈의 차를 탈 기회가 생깁니다.”
푸른색 배너가 눈앞에서 깜빡였다.
승호는 한참 그 문구를 바라보다가, 헬멧을 고쳐 썼다.
테슬라.
그 이름은 기름 냄새 나는 배달 가방 속에서 유일하게 번쩍거리는 단어였다.
그날부터 승호는 무의식적으로 계산을 시작했다.
“하루 30건이면, 3장의 추첨권. 한 달이면 90장.”
손가락을 접으며 숫자를 세던 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가 희망인지, 중독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2막 – "열쇠를 돌리기 전까지는"
낮에는 35도, 밤에는 열대야.
하지만 배달 콜은 끊임없이 울렸다.
승호는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 메시지를 보며
쓰디쓴 에너지 음료를 들이켰다.
“테슬라를 타는 나는, 이 고단함을 잊을 수 있을 거야.”
그는 그렇게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다.
그의 손에 들어온 건 테슬라가 아니라, 갈라진 손톱과 고장난 스쿠터였다.
추첨권은 무제한이었지만, 확률은 언제나 한정된 사람만의 것이었다.
3막 – "여름 끝의 반전"
당첨자는 결국 발표됐다.
승호는 앱 공지를 무표정하게 넘겼다.
테슬라는 다른 누군가의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승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는 지난 한 달간의 기록을 휴대폰에서 삭제하며 중얼거렸다.
작가의 말
이 이야기는 실제 특정 인물이나 기업을 비판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모든 이름과 상황은 창작된 것이며, 단지 플랫폼 노동과 그 안에서의 인간 심리를 탐구하기 위한 상상입니다.
우리는 때로 꿈이라는 이름의 이벤트 앞에서 스스로를 혹사시키기도 합니다.
법적으로 완벽한 시스템 속에서도, 인간의 기대와 환상은 법의 언어로 다 설명되지 않는 영역에 놓여 있습니다.
이 글은 그 틈을, 그리고 그 틈에서 흔들리는 한 사람의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고자 한 작은 기록입니다.
당신의 오늘이 추첨권이 아닌 당신 자신을 위한 하루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