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달리는 무탄소의 꿈, 암모니아 이야기

2050년 탄소중립.

by 마루

바다를 달리는 무탄소의 꿈, 암모니아 이야기


2050년 탄소중립.

지구는 지금 거대한 전환의 길 위에 있습니다.

특히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거대한 선박들은 전 세계 물동량의 99%를 책임지고 있지만, 여전히 디젤과 중유라는 검은 연료에 의존하고 있지요. 이 바다를 푸르게 만들 차세대 연료 후보로, 의외의 이름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암모니아(NH₃)**입니다.


왜 암모니아인가?


암모니아는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이 인류의 가장 큰 과제가 된 지금, 이 단 하나의 장점만으로도 충분히 매혹적인 연료입니다.


게다가 수소처럼 극저온(-253℃)이나 고압에서 보관해야 하는 까다로움도 없습니다. 암모니아는 -33℃에서 액화가 가능해 저장과 운송이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이미 전 세계 비료·화학 산업에서 연간 1억 톤 이상이 거래되고 있으니, 유통망도 잘 갖춰져 있지요.


경제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암모니아는 생산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고, 인프라도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적용 가능한 무탄소 연료’**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 암모니아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암모니아는 질소(N₂)와 수소(H₂)를 결합해서 만듭니다.

공기 중의 질소와 수소를 고온·고압, 그리고 철 촉매 아래에서 반응시키는 하버–보슈(Haber–Bosch) 공정이 오늘날 전 세계 암모니아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방식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건 수소를 어떻게 얻느냐입니다.


회색(Gray) 암모니아: 천연가스 개질로 수소 생산 → CO₂ 대량 배출


청색(Blue) 암모니아: 천연가스 개질 + 이산화탄소 포집(CCS)


녹색(Green) 암모니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 생산 → CO₂ 거의 없음


지금은 여전히 회색 암모니아가 많지만, 해운·에너지 업계가 진짜 원하는 건 그린 암모니아입니다. 값은 비싸지만, 진정한 무탄소 연료가 되려면 여기에 도달해야 하니까요.


위험은 없을까?


암모니아는 폭발 위험성은 낮습니다. 휘발유나 수소처럼 쉽게 불이 붙지 않아요. 하지만 독성은 문제입니다. 누출되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고, 해양 생태계에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중 선체 구조, 누출 감지 센서, 배기 후처리 장치(NOₓ 저감 기술) 등 안전을 위한 기술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즉, 암모니아는 불에 잘 붙지 않지만, 새면 위험하다는 특성이 있는 연료입니다.


조선 강국 한국의 도전


한국 조선 3사, HD현대·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 이미 암모니아 추진 기술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HD현대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을 수주했고, 독자적인 고압 직분사 엔진까지 개발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해 연료전지를 돌리는 시스템으로 프랑스 선급 인증을 받았습니다.


한화오션은 100% 암모니아만 연소 가능한 가스터빈을 선보이며 차세대 무탄소 선박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지금까지 선박 엔진 시장은 독일 MAN 같은 유럽 기업들의 독무대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암모니아 연료 엔진까지 독자 개발한다면, 단순히 선박 건조 강국을 넘어 해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바다와 지구의 미래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해운 부문 온실가스 배출을 **순제로(Net Zero)**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선박의 수명이 25~30년임을 고려하면, 지금 짓는 배가 2050년의 바다를 달릴 주인공입니다.


암모니아는 완벽한 해답은 아닙니다. 독성, NOₓ 배출, 그린 전환 비용이라는 난제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무탄소 해운 연료라는 점에서, 지금 가장 앞에 놓인 카드임은 분명합니다.


작가의 말


푸른 바다를 지키는 일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어떤 연료를 고르고, 어떤 기술에 투자하는가가

2050년의 바다를 결정짓습니다.


암모니아.

그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 뒤에 숨어 있는 무탄소의 꿈이,

과연 지구의 항로를 바꿀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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