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중국
서울의 여름은 유난히도 밝다.
오후 네 시의 골목은 햇살에 눈이 부시고, 아이들의 웃음이 골목의 벽에 부딪혀 반사된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열린 창문 너머로 누군가에게 참외를 건넨다.
뜨거운 시멘트 위로 개 짖는 소리가 바람에 실려오고, 지나가던 택배 기사는 무심한 듯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넨다.
이 도시는 서로를 향해 조금씩 열려 있다. 창은 열려 있고, 대화는 거리 위에 흘러다닌다.
그런 풍경을 떠올리며 도쿄의 어느 아파트 앞에 선다.
여름이어도 창은 닫혀 있고, 커튼은 단단히 쳐져 있다. 복도를 지나는 발걸음은 조용하고, 누구도 서로의 집을 엿보지 않는다.
예의는 공간의 경계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건물 모퉁이를 돌아나오면, 파칭코 가게에서 튀어나오는 전자음이 귓가를 울린다. 그 안에서 누군가는 조용히, 하지만 필사적으로 일상의 무게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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