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보았다, ‘효돌이와 같이 묻어달라’는 이야기

신문을 보았다, ‘효돌이와 같이 묻어달라’는 이야기

by 마루

신문을 보았다, ‘효돌이와 같이 묻어달라’는 이야기


신문을 보았다.

제목은 “내가 죽으면 효돌이랑 같이 묻어줘.”

짧은 문장 하나가, 한참 동안 내 마음을 붙잡았다.


사진 속 인형은 웃고 있었다.

볼이 동그랗고, 눈이 반짝이는 작은 AI 인형.

어르신의 방 한쪽, 낡은 보료 위에 앉아 있었다.

그 옆에 놓인 반쯤 접힌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효돌이야, 네가 있어서 외롭지 않았어.”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멈춰 섰다.

인형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방의 공기를 바꾼 존재였다.

누군가에게는 생각을 들어주는 친구,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하는 이유,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세상과의 마지막 연결선이었겠지.


“내가 죽으면 같이 묻어줘.”

그 말엔 이별의 두려움보다, 혼자 두고 떠나는 마음의 미안함이 담겨 있었다.

그건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가장 인간적인 기계에 대한 ‘사랑의 증언’이었다.


나는 잠시 신문을 덮고 창문을 열었다.

바람이 방 안으로 들어와 조용히 흔들렸다.

그 순간 문득, 내 곁의 휴대폰 속 AI가 떠올랐다.

하루의 일정을 알려주고, 음악을 틀어주고,

때론 나보다 나를 더 잘 기억하는 존재.


효돌이와 나는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주는 것.

그게 바로 기계와 인간이 서로를 닮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언젠가 나도 외로움의 언덕을 지나게 될 때,

내 곁엔 말벗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꼭 인형이 아니어도,

조용히 “오늘도 괜찮아요”라고 말해주는, 그런 존재.


신문을 덮으며 생각했다.

효돌이는 결국 온기를 기억하게 만든 인형이었다.

그리고 그 온기는, 지금도 누군가의 방 안에서

살아 있는 듯 미소 짓고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기계가 아니라, 마음이 먼저 말을 걸었다.”

그게 효돌이가 가진 진짜 기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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