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름의 열기는 예전과 달랐습니다.

안경

by 마루

2026년 여름의 열기는 예전과 달랐습니다.

단순히 기온이 높은 것이 아니라, 공기 중에 떠다니는 수조 개의 데이터가 피부에 달라붙는 듯한 기묘한 후끈함이었죠.

원주 시내의 '하이오렌지 사진관' 에어컨 바람 아래서, 저는 제 캐논 R6 Mark III의 렌즈를 닦으며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반바지 차림의 대학생 한 명이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짙은 검은색 테의 안경이 씌어 있었죠. 바로 작년 말 알리바바가 세상을 뒤흔들며 내놓았던 '콰커(Quark) G1' 모델이었습니다.

​[단편] 39만 원짜리 눈, 120만 원짜리 시선

​"작가님, 이 사진들 '콰커'로 스캔해서 제 타오바오 장바구니에 좀 담아도 될까요?"

​청년이 묻자마자 그의 안경 끝에서 미세한 초록색 레이저가 훑고 지나갔습니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100만 원을 훌쩍 넘던 AI 안경의 가격 장벽을 알리바바가 **39만 원(1,899위안)**이라는 파괴적인 가격으로 허물어버린 결과였습니다.

​"그거, 정말 싸게 샀나 보네?

" 내가 묻자 청년이 씩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에이, 작가님. 요새 누가 스마트폰 사나요?

이 G1 모델은 웬만한 브랜드 운동화 한 켤레 값인데. 대신 제 눈이 보는 모든 쇼핑 정보가 알리바바 서버로 실시간 전송되긴 하죠.

제 사생활을 팔아서 할인을 받은 셈이에요."

​그의 말은 팩트였습니다.

알리바바는 기기값에서 이윤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용자가 안경을 쓰고 길거리를 걷다가 마주치는 모든 물건을 '구매'로 연결했습니다. 결제·쇼핑·내비게이션이 일체화된 콰커 안경은 2026년 여름, 이미 중국을 넘어 한국의 골목까지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정장을 입은 중년 신사가 들어왔습니다. 그의 안경은 청년의 것보다 훨씬 얇고 고급스러웠습니다.

메타(Meta)가 올봄에 야심 차게 출시한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 아보카도 에디션'**이었죠.

​"저는 이 녀석에게 **120만 원(799달러)**을 지불했습니다."

​신사가 안경테를 툭 치며 말했습니다.

콰커 안경을 쓴 청년이 힐끗 그를 쳐다봤습니다.

​"비싸긴 해도 메타는 제 데이터를 함부로 팔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인스타그램과의 연동성이 확실히 다릅니다.

제가 보는 이 사진관의 풍경이 지금 바로 제 팔로워들에게 3K 화질로 실시간 중계되고 있죠. 알리바바가 '쇼핑'에 미쳐 있다면, 메타는 여전히 '관계'에 미쳐 있거든요."

​2026년의 여름은 그렇게 **'39만 원짜리 알리바바의 노골적인 상업성'**과 **'120만 원짜리 메타의 세련된 통제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전쟁터였습니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 조용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콰커 안경은 내 사진의 '가격'을 검색했고, 메타 안경은 내 사진의 '태그'를 달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내 사진 속 피사체가 가진 '슬픔'이나 '찰나의 진심'을 읽어내지는 못했습니다.

​"자, 다들 여기 보세요. 안경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 집중해 보시고요."

​나는 85mm f/1.2 렌즈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AI가 아무리 눈앞에 실시간 자막을 띄워주고 결제 버튼을 보여줘도, 결국 그 데이터의 바다를 유영하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여전히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나는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작가의 말 팩트 체크 (2026 미래 버전)

구분 알리바바 콰커 (Quark) 메타 (Meta) 레이밴

판매가 약 39만~78만 원 (G1~S1) 약 110만~130만 원 ($799 이상)

핵심 전략 상거래 생태계(타오바오/알리페이) 귀속 SNS 생태계(인스타/스레드) 및 프라이버시

강점 압도적 저가격, 실시간 가격 비교 프리미엄 디자인, 고화질 스트리밍

리스크 개인 정보의 무차별적 데이터화 높은 가격 장벽, 폐쇄적 생태계 문제계죠.

나도 하나 구입해야겠네요.

노안이 오나 눈이 침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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