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잘 찍히지 않아도 괜찮다는 선언
사진이 너무 잘 찍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셔터를 누르기도 전에 결과를 알고, 결과를 알기 때문에 망설임도 줄었다.
실패는 설정값 안에서 관리되고, 흔들림은 결함이 되지 않는다.
사진은 점점 조용해졌다.
조용해진다는 건, 말을 잘 듣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잘 듣는 장비 앞에서,
나는 가끔 내가 무엇을 보려고 했는지 잊어버린다.
최근에 본 한 장치는 그 질서를 어지럽혔다.
렌즈 뒤에 카메라를 붙인, 정확히는
렌즈에 센서를 박아버린 사진기였다.
노출은 제멋대로였고, 초점은 믿을 수 없었다.
요즘 기준으로는 불량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그런데 그 사진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그 장치는 사진의 중심을 바꿔놓았다.
카메라가 주인이 아니라 렌즈가 주인이 되는 구조.
무엇을 찍을 것인가보다
어디에서 보고 있는가를 먼저 묻게 했다.
사진이 다시 사건이 되는 순간이었다.
요즘 사진은 너무 예측 가능하다.
빛은 계산되고, 색은 정리되고, 감정마저 선택된다.
사진은 점점 결과물에 가까워지고
찍는 행위는 점점 투명해진다.
하지만 잘 찍히지 않는 장치 앞에서는
다시 긴장이 생긴다.
프레임 안에 무엇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불안,
실패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 모든 것이 사진을 다시 살아 있게 만든다.
아마 그래서 우리는
필름을 다시 찾고,
구형 렌즈를 고집하고,
일부러 불편한 선택을 반복하는지도 모른다.
완벽한 이미지를 거부하려는 게 아니라,
완벽함만 남아버린 과정을 되찾고 싶은 것이다.
사진은 기록이지만,
그 이전에 시선이다.
그리고 시선은 언제나 불완전하다.
흔들리고, 어긋나고, 놓친다.
그래서 잘 찍히지 않아도 괜찮다.
그 사진이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나온 것이라면.
렌즈에 카메라를 붙인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진은 결과가 아니라 질문이라는 것,
그리고 그 질문은
언제나 조금 불편한 형태로 시작된다는 것을.
작은 빨간색 기기의 정체: 이미지 속 텍스트에 명시된 대로, **코닥(Kodak)**에서 출시했던 초소형 토이 디지털 카메라 샤메라(Charmera)'
현재 상태: 이 제품은 본래 렌즈에 붙여 쓰는 용도가 아닙니다. 사용자가 코닥 샤메라를 **개조(DIY)**하여 큰 카메라 렌즈의 마운트 부분에 부착한 상태입니다.
작동 방식: 거대한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작은 샤메라의 센서로 받아들여 사진을 찍는 방식입니다. 샤메라의 작은 화면에 렌즈를 통해 보이는 풍경이 비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이 사진은 **'Ted's Cameras'**라는 카메라 관련 계정(매장 등)에 올라온 게시물로, 창의적인 개조 사례를 소개하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