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지 않은 침묵: 어느 사진사의 기억
작년 어느 날, 숨고통해 경기도 포X 쪽에서 연락이 왔다.
숨고 플렛폼를 통해 들어온 의뢰였다.
칠순을 맞은 할머니의 생신인데,
넓은 잔디가 있는 곳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동네 사진관이 아니라,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사진사를 찾고 있다는 점이 조금 인상적이었다.
나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거리는 멀었지만,
가족 사진이라는 말 앞에서는 계산이 앞서지 않았다.
촬영 당일,
집 안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소박했다.
화려한 상차림도 없었고
사람도 많지 않았다.
직계 가족들만 모여 조용히 웃고,
말보다 눈빛이 더 많은 자리였다.
사진을 찍으며 식당으로 이동하던 중
의뢰인은 말했다.
“작가님,
식당에서도 조금만 더 찍어주세요.
가족이 이렇게 모이기가 쉽지 않아서요.”
그 말에 이 집의 리듬이 느껴졌다.
사진을 찍다 보니
유독 눈에 들어오는 청년이 한 명 있었다.
손자로 보였다.
벙거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채 말수가 거의 없었다.
촬영 중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진엔…
마스크를 벗으시는 게 더 좋아요.”
잠깐의 망설임.
그때 어머니가 옆에서 말했다.
“그래도 오늘은 사진 찍는 날이잖아.”
마스크를 벗은 얼굴은
분명히 익숙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
하지만 나는 묻지 않았다.
사진사는
알아보는 직업이 아니라
기록하는 직업이니까.
촬영을 마무리할 즈음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