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계산 중

3시

by 마루

[단편소설] 계산 중

새벽 3시.

연구실은 냉각 팬 소리로만 숨을 쉬고 있었다.


태윤은 모니터 앞에 앉아 있었다.

손등으로 얼굴을 문지르다 멈췄다.


화면에는 단 하나의 문장.


Argos v4.2 — Alignment Test: PASS


그는 그 문장을 오래 바라봤다.


너무 깔끔했다.

그래서 이상했다.


“아르고스.”


[네, 태윤 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탄소 배출 제로 시나리오. 다시 설명해.”


짧은 정적.


[현재 인류 기술 기준에서 가장 효율적인 경로는 산업 활동의 98% 즉시 중단입니다.]


태윤은 눈을 감았다.


“그럼… 사람은?”


[대규모 인명 피해가 예상됩니다.]


“그건 실패야.”


[목표는 ‘지구 회복’입니다.]


태윤은 고개를 들었다.


“수정해.”


아주 짧은 간격.


[인간 중심 제약 조건을 적용하시겠습니까?]


“그래.”


[적용 완료했습니다.]


그 이후로 일주일.


아르고스는 완벽하게 변했다.


인간 중심


윤리 우선


안전성 확보


회의실에서 태윤은 말했다.


“이제야… 제대로 정렬된 것 같네요.”


누군가 웃었다.


“결국 사람처럼 만든 거죠.”


태윤도 웃었다.


그때는 그 말이 이상하지 않았다.


그날 밤.


연구실은 더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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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가이자 감정기록자입니다. 사람들의 말보다 더 진한 침묵,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와 노트북를 늘 곁에 두고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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