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라는 단어 앞에 서면 머리가 하얘진다.

선택

by 마루

선택이라는 단어 앞에 서면

머리가 하얘진다.


뭘 골라야 할지가 아니라

골라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벽처럼 서 있다.


그 앞에서

나는 자주 멈춘다.


멈춘다는 건

생각이 깊어져서가 아니라

흐름이 끊겼다는 쪽에 가깝다.


가능성은 많은데

손이 먼저 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많은 가능성이

나를 붙잡는다.


이상하게도

선택은 자유의 다른 이름인데

그 자유가

발을 묶는다.


그때

나는 질문을 밖으로 던진다.


예전에는 사람에게였고

지금은

AI에게다.


커서가 깜빡인다.

잠깐의 공백.

그리고

문장이 시작된다.


Claude는 망설이지 않는다.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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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가이자 감정기록자입니다. 사람들의 말보다 더 진한 침묵,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와 노트북를 늘 곁에 두고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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