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바뀌었다. 손은 남아 있다.

낙원식당에서, 두부까지

by 마루




버스 정류장이 있던 자리.

그 옆에 남촌식당, 소망미용실, 그리고 낙원식당.

간판은 크지 않았고 색은 조금 바랬다.

하지만 이상하게 눈에 먼저 들어왔다.


아버지는 파출소 소장이었다.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고 손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그날도 내 손을 잡았다.

"가자."


문을 열면 공기가 달라졌다. 기름 냄새와 사람들 소리, 그리고 보이지 않는 주방에서 들리던 소리. 툰닥. 밀가루 반죽을 치는 소리. 툰닥, 툰닥. 그 뒤에 딱, 딱딱. 면을 썰어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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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으면 반투명 창문이 있었다.

미닫이문 너머로 빛이 흐릿하게 들어왔다.

밖은 보이지 않았지만 안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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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와리바시를 집었다.

손으로 문질렀다. 부스럭, 부스럭.

그 소리가 끝나야 식사가 시작됐다.


짜장면이 나왔다.

검은 윤기.

그 위에 고춧가루 한 스푼. 오이 몇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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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가이자 감정기록자입니다. 사람들의 말보다 더 진한 침묵, 장면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와 노트북를 늘 곁에 두고 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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