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이 세 개나 달려 있다.

범선

by 마루

이 그림을 처음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닻이다.

항해 중인 배인데 닻이 세 개나 달려 있다.


일반적인 범선은 보통 2~3개의 닻을 싣는다.

정박 시 안정성을 높이거나, 비상 상황에서 추가로 투하하기 위한 장비다.

즉 “여러 개를 갖고 있는 것”은 정상이다.


다만 문제는 위치다.

닻은 평소 선체 측면이나 선수에 고정되어 있고,

바다에 끌리듯 내려진 상태로 이동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되면 속도 저하, 선체 손상, 방향 불안정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 장면은 실제 항해 상황이라기보다

연출되었거나, 디테일이 단순화된 표현으로 보는 게 맞다.


이름도 혼재되어 있다.


La Flore는 실제로 존재했던 프랑스 군함 이름이다.

18세기부터 19세기까지 같은 이름을 가진 함선이 여러 척 있었다.


대표적으로

1768년 진수된 프리깃함은 해양 크로노미터 실험 항해에 참여했고,

1806년형은 전투와 항해 중 사고로 사라졌으며,

1847년형은 증기기관을 장착하며 개조된 뒤 장기간 운용되었다.


즉 “La Flore”라는 이름 자체는 하나의 특정 배가 아니라

여러 시대에 반복 사용된 해군 명칭이다.


정리하면 이 그림은

실제 역사 기반 이름을 차용하면서도

구조나 장비 표현에서는 현실성과는 거리가 있다.


그래서 기록이라기보다

이미지를 위한 조합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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