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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emi Aug 19. 2024

처음 낙찰받은 경매 물건의 엑시트 전략

2016년의 우리, 그리고 2024년의 우리

1억 3천 6백에 낙찰받았는데,
1억 3천 5백에 팔면
세금하고 수수료 내고 나면
마이너스네…

때는 2016년 여름.


우리는 그 당시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경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 경매를 배우고

낙찰받았던 안산의 빌라.


초등학교 앞

3층 빌라.

아이들을 데리고 처음 낙찰받은

안산의 빌라를 방문했던 것이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안산의 빌라를 낙찰받을 때만 해도

이 빌라가 엄청 오를 것이라 믿었고

처음으로 우리 힘으로 얻은 주택이었기에

너무나 기뻤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8년동안 3번 바뀐 임차인 중,

첫뻔째 분은 밤일 나가던 여성분이라,

낮에 잠을 자야한다고 집을 보여주기 힘들다하여

다음 임차인을 구할 때 애를 먹었고.


나머지 한 분은 반려견을 키운다는 말 없이 키워,

나중에 알고 곤욕을 치렀다.


그리고 마지막 한 분은 중국인도 아니었는데

얼마나 튀김요리를 해 먹었는지,

온 집에 기름 자국이 너무 많아서

청소하는 업체가 고생했다.


임차인을 구할 때마다 고생을 좀 했고

그렇다고 그 사이

빌라 값이 드라마틱하게 올랐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빌라는 역시 오르기 힘든가보다.

(물론 빌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이제는 안산 빌라를 엑시트 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예전부터 생각은 있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마침 임차인이 나간다하여

우리는 도배와 청소를 싹 하고

깨끗한 상태로 매매를 하기로 했다.


8년전과 동일하게

우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안산 빌라로 갔다.


아가아가하던 모습으로 들어갔던 안산의 빌라를

이렇게 짐까지 들며 함께 아이들과 마주하니

감회가 새롭다.


이미 인천의 빌라를 함께 팔아본(?) 경험이 있는

우리 아이들은

이러한 일에 익숙한 눈치이다.


자기들이 할일이 무엇인지 잘 안다.

8년 만에 찾은 안산의 빌라는

우리의 세월만큼

딱 그만큼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청소를 해서 깨끗한 상태였지만

빌라의 인테리어는 2016년에 멈추어 있는 듯 했다.

초등학교 바로 앞이라

위치는 정말 좋은데,

빌라의 단점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 운이 나쁘면

창문을 열면 옆 빌라가 보인다.


그게 조금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늘 원하는 사람은 있다고

경험치로 배웠다.

분명 이런 집을 원하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가격만 저렴하다면…ㅎㅎㅎ)


지난 인천 빌라 매도 시 사용했던

조화, 디퓨저 등을 다시 재사용하면서


딸의 그림을 이쁘게 장식해 보았다.

부엌의 색상이 조금 어두워서

하얀색 시트지를 붙일 예정이다.

자본주의 세상,

돈 주면 다 되니까.


이제 꽃단장을 마친 안산의 빌라.

안산의 빌라는 마이너스라며,

괜히 투자했다고 투덜대던 남편에게 말했다.


비록 돈 번 것은 없지만
우린 값비싼 경험을 얻었어.
생각해봐,
첫 경매가 잘 되었기에
우리가 계속해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었고,
지금의 우리가 있잖아.


나는 모든 것을 꼭

계산기 두드리듯 결론 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초긍정주의도 가끔은 위험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안산의 빌라가

투자금도 회수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나는 안산의 빌라 경험을 통해


임차인을 구하는 일,

임차인을 대하는 자세,

임대인의 노고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성공경험으로 또 다른 경매에 도전도 할 수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


저렇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2016년에 처음 낙찰을 받고

2024년 아이들과 함께 엑시트 전략을 함께 나누는 일 또한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훗날 아이들이

비록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임대인이나 임차인의 위치에 오게 되었을 때,

엄마아빠와 나누었던 기억이 나길 바란다.

물론 우리 부부보다 더 나은

투자가로서의 삶을 살길 바란다:)


나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무엇이든 경험해 보려고 한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

나이 마흔을 앞두고도

설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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