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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emi Jan 16. 2023

모현민처럼 매력적으로 말해 보아요.

센스있게 말하는 연습해보기

 일요일 저녁, 우리 가족 하브루타 시간이다. 오늘은 함께 "매력적인 대화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주인공 송중기 옆에는 두 명의 여자가 있었다. 한 명은 송중기가 짝사랑하던 서민영이라는 검사, 그리고 또 한 명은 송중기에게 반했던 현성일보 딸 모현민. 분명 주인공은 서민영인데 우리의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단연 모현민이었다. 분명 우리 눈에 모현민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현민이 왜 매력적인 캐릭터였는지, 그녀에게 배울 점은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함께 아이들과 하브루타를 하게 되었다.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재벌집 막내아들 영상 중, 모현민과 관련된 영상을 먼저 함께 보았다. 그중 우리는 모현민의 센스 있는 대화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모현민이 처음 등장하던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튀는 빨간 옷을 입고 진성준을 공항에 마중 나온 모현민의 첫 장면. 그녀는 대뜸 진성준을 만난 후 이렇게 말한다. 자신은 현성일보 딸이고 자신의 입장은 을이라서 우리의 결혼을 함부로 깰 수 없다며, 다소 자신의 굴욕적인 사실을 순수히 인정하고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순양가의 망나니, 진성준과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라고 잘라 말하면서, 순양 이름만 보고 나를 걸기엔 자신이 아깝다고 덧붙인다.


 처음에는 이런 모현민을 보고 싸가지 없는 재벌집 딸이구나, 잘난 척만 하네~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모현민이 나온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싸가지는 없었지만 분명 매력적인 인물이었고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은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다른 여주인공 서민영과는 다른 대화법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모현민은 우선 언제나 객관적인 상황을 먼저 이야기를 했다. 그러고 나서 그 상황에서 본인의 욕구를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자신이 관찰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거기에 대한 나의 느낌을 말한다. 그 후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욕구를 관철시킨다. 그렇게 말하면 상대방에게 공감을 받으면서도 부탁을 할 수 있다.


 우리는 혹시 우리 주변에 모현민 같은 친구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현민 같은 친구가 있다면 어떤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가족 모두 다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현민'같은 모습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 공감했다. 모현민 같은 친구가 있어서 눈치를 많이 보고 산다는 아이의 고민에 대해 조언을 주기도 했다. 들으면서 부모로서는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도 모현민처럼 대화를 해야 할 때가 분명 있을 거라며, 그렇게 해보도록 하자고 이야기했다.


 나도 나와 주변을 돌아보았다. 사실 나는 내 감정에 대해 바로 표현을 잘 못하고 한참 생각을 하고 정리를 해야 말로 나오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남편과 싸울 때에도 바로 내 마음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모현민처럼 객관적인 나의 사실을 이야기한 후 나의 느낌을 말하고 내 욕구를 말하지 못했다. 일단 화가 나 있다고 티를 내고 나를 달래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그러면 남편은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말하지 않고 알아주길 바랐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고 모현민처럼 말해야겠다.


 "당신이 12시를 넘어서 들어와서 기다리다가 화가 났어. 나는 당신이 12시를 안 넘겼으면 좋겠어. 다음부터 12시를 넘길 경우 미리 전화를 정확히 주었으면 좋겠어."


 이렇게 말이다. 그때는 그냥 화를 내고 전화를 끊었고 집에 들어온 남편을 보지도 않고 침대에서 돌아 눕고 짜증을 냈다.

 그때 그렇게 싸운 후 여전히 나는 남편을 원망하고 있었는데, 오늘 모현민 대화법에 대해 하브루타를 함께 하고 나니 나의 잘못을 깨달았고 다음번에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주변인과도 내가 어떻게 대화하고 있는지 돌아보았다. 회사생활 할 때에는 나도 똑 부러진다는 소리 듣고 일을 했었다. 남편 또한 나의 그런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고 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다 보니 사회생활을 할 일도 없고 점점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존감도 낮아졌다. 그래서 한동안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했고 나의 기분과 감정을 소중히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감정 소모할 일은 최대한 피했다. 그러다 보니 손해 보는 일도 생겼고 나의 선을 넘어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다 깨달았다. 이렇게 살다가는 사람들이 나의 선을 넘어 들어올 것이며, 나는 그로 인해 더 상처받고 내 생활이 흔들릴 것이라는 것을. 그때부터였다. 불과 1-2년 전의 일이다. 나는 나의 선을 상대방에게 보여주었고, 나도 이빨이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그렇게 하니 온전한 나를 지킬 수 있었다.


 마흔을 앞둔 나도, 그리고 사회생활을 10년 이상한 남편도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지금도 성장 중이다.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엄마 아빠도 완벽하지 않다고. 인간관계는 어른이 되어서도 어려운 거라고. 다만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면 된다고 알려주고 싶다. 그러면 우리는 분명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보낼 것이고 어제보다 나은 나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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