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 동안 축구장에 안 갔다. 기온이 내려가고 비가 자주 와 감기에 걸릴 거 같았다.
대신 탁구를 쳤다. 탁구는 칠수록 재미있다. 시간이 된다면 하루 종일 치고 싶다. 요즘 한창 탁구가 늘고 있다. 축구가 도움이 된 게 분명하다. 발놀림이 가벼워졌다. 체력도 좋아졌다. 탁구공을 받아 칠 때 여유도 생겼다. 전에는 탁구공이 빠르게 오면 무서웠다. 축구공에 비하면 탁구공은 아무렇지도 않다. 넓은 축구장에서 뛰고 다리가 후덜 거리고, 나면 탁구장에서 움직이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탁구만 치는 것보다 축구와 발레를 해서 탁구가 팍팍 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만에 축구장에 나갔다. 공백이 있었는데도 오히려 공을 안정적으로 잘 다루었다. 탁구 덕분이다. 공을 잘 보게 되었다. 여유가 생겨 몸을 적절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골대 앞에서 상대방의 공을 멋지게 걷어냈다. 탁구에서 쌓인 자신감이 축구할 때 그대로 장착된 거 같았다. 서로 시너지 효과가 느껴진다.
발레는 삼 년 차 탁구는 이 년 차 축구는 일 년 차이다. 누군가 이렇게 짬뽕으로 운동을 한다고 하면 하나라도 제대로 하라고 오지랖을 떨었을 거다. 계획한 건 아니지만 해보니까 서로 상승작용이 있는 게 분명하다. 발레의 우아한 동작은 근력이 떠받쳐준다. 축구를 시작한 뒤로 발레 할 때 다리가 더 높이 올라간다. 발레를 하고 팔다리가 늘어나고 목도 길어지고 몸이 균형이 잡혔다. 오른쪽이 강했었는데 좌우가 비슷해졌다. 왼발로도 편하게 축구공을 찰 수 있다.
탁구나 축구나 리듬을 타라고 한다. 발레는 모든 동작을 할 때 피아노 반주에 맞춰서 한다. 자연스럽게 리듬을 몸에 익히게 된다. 몸의 움직임이 리듬을 제대로 탔을 때는 희열이 느껴진다.
발레 탁구 축구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우연히 이 조합이 만들어졌다. 이 운동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세가 중요하다.
호흡을 제대로 한다. 힘을 뺀다. 리듬을 탄다.
이것은 삶에도 적용된다.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어떻게 호흡하는지 얼마나 힘을 쓰는지 어떤 리듬을 타는지 이것들이 내 삶을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