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잠이 깼다.
5시 35분. 잘 잤다. 일어나서 매트를 깔았다. 뭉친 근육 아래 블랙 볼을 놓고 내 체중으로 지그시 눌렀다. 아팠다. 강도를 조절하며 볼을 왔다가 갔다가 움직였다. 아프지만 단단한 근육이 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볼을 빼면 아팠던 곳이 시원했다. 하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넘었다. 전날 축구와 탁구를 다섯 시간 동안 했으니 그만큼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했다.
운동 전에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혼자 운동할 때는 건너뛴다. 그 시간이 아까웠다.
한 번은 탁구장에서 넘어졌다. 다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발목이 접질릴 뻔했다. 큰일 날 뻔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 이후로 공들여 준비운동을 한다.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나면 넘어지는 게 겁나지 않는다. 탁구장이 실내라 꽈당 넘어지는 소리가 요란해서 민망할 뿐이다.
축구장에서는 내가 제일 많이 넘어진다. 크게 넘어져 다칠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나는 충격을 못 느낀다. 그냥 넘어지고 있구나!' 하며 몸에 맡긴다. 팔꿈치가 긁히고 무릎이 까지는 정도이다. 하루는 축구 발레 탁구를 연이어 했다.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강행했다. 뿌듯했다. 밤에 침대에 누워 다리 스트레칭을 하는데 허벅지 뒤쪽에 경련이 일어났다. 숨이 멎을 거 같았다. 내 생애 처음 경험한 일이다. 불안해하면서 근육을 살살 달래다 잠이 들었다. 다시 경련이 일어나 한방 중에 잠이 깼다. 다리에 쥐 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후로는 운동 후에 근육을 풀어준다. 자기 전에 다리 뒤쪽은 꼭 스트레칭을 한다.
나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부터 나를 머리 마음 몸 세 부분으로 나눴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머리를 상위에 두고 몸을 하위에 뒀다. 마음은 그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젊어서는 머리가 시키는 대로 하려고 했다. 그래야 실수하지 않고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가며 반감이 생겼는지 마음이 가는 대로 하게 됐다. 더 나이 들어서는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 '너 준비운동 안 하면 발목 꺾일 거야.' '너 운동하고 근육 안 풀어주면 절뚝거리게 될 거야.' '너 좋아하는 운동 오래 하고 싶으면 반드시 해야 할 거 제대로 해.'
점점 몸이 알려주는 걸 빨리 받아들인다. 피곤하다고 하면 충분히 자려고 한다.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하면 오렌지를 많이 많이 먹는다. 무릎에 불편한 느낌이 있다고 하면 모든 운동을 중단한다.
이제는 몸이 알려주는 대로 따른다. 몸이 정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