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했다. 경기를 한참 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순간 움찔했다.
'비 맞기 싫은데.....'
하지만 아무도 개의치 않고 경기를 계속했다. 나만 혼자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비를 맞으며 축구공을 쫓아다녔다. 빗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빗속을 뛰어다니는데 가슴이 벅차올랐다. 뭔가 해방감이 느껴졌다.
미끄러졌다. 몸이 잔디 위에 길게 뻗었다. 빗물이 매끄러웠다. 공을 놓치지 않으려고 벌떡 일어났다. 다시 뛰었다. 야성이 드러나는 거 같았다. 축구장이 아프리카 초원으로 바뀌고 나는 얼룩말이라도 된 듯 뛰어다녔다.
축구를 하고 날씨에 민감해졌다. 아침에 집에서 나오면서 어떤 날씨를 맞이할지 궁금해진다.
맑은 날씨면 덩달아 상쾌해진다. 구름 낀 날이면 차분해진다. 해가 쨍한 날은 눈을 감고 햇빛 에너지를 충전한다. 바람 부는 날에는 무슨 소식이라도 들릴까 귀 기울인다. 비가 오는 날에는 웬만하면 그냥 맞는다.
눈앞은 차들과 건물로 복잡하지만 빗물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기분에 젖어든다.
눈 쌓인 운동장에서 뛰면 어떤 기분일까?
눈 오는 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