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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Aug 15. 2023

◎ 추억은 방울방울 : 나의 제제, 주해미

일상, 추억, 생각, 홍콩배우, 주해미, 캐시주

내가 어렸을 때는 '홍콩영화'가 유행했다. 극장에도, 비디오가게에도 홍콩에서 만든 영화와 홍콩드라마가 가득했다. 명절이면 TV에서는 너무도 당연하게 성룡과 이연걸의 영화를 틀어주는게 일종의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때였다. 새로운 홍콩영화 비디오가 나오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누가 먼저 봤는지를 작은 경쟁도 벌였으니까. 그런 영향을 받은 나는 어린 시절에 성냥개비도 참 많이 씹고 다녔다. 아버지의 커다란 외투와 썬글라스를 꺼내입고, BB탄 총을 들고 거울 앞에서 폼도 꽤 잡아보기도 했었다. 


- 나만 윤발따거 흉내를 내본건 아닐꺼다. '영웅본색2' 중에서 (출처 : https://movie.daum.net )


 친구 품에 안겨 막 숨이 넘어가는 척하면, 날 품에 안은 친구가 말한다. "이름을 지어달래." 

그러면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한다. "소.. 송호연." 이라고.


- 바로 이 장면을 흉내낸 거다. '영웅본색2' 중에서 (출처 : https://movie.daum.net )


 그래, 이런 철없는 짓이 너무도 즐겁고 재미있던 시절이었다. 아마도 내 또래라면, 다들 이런 기억 한, 둘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때를 추억하며, 그때 우리가 사랑했던 홍콩배우를 "따거(大兄 : 큰 형님)"라는 애칭으로 부르곤 한다. 나에게는 그런 따거와 함께, "제제(姐姐, jiejie : 누나)"라고 부르는 홍콩여배우들이 있다. 오늘은 그런 나의 제제 중 한사람에 대한 추억 이야기다.






왕조현, 관지림, 종초홍, 임청하, 양자경, 주인.. 모두 내가 제제라고 부르는 홍콩여배우들이다. 

모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홍콩여배우들이기도 하고.

그 당시 왕조현의 인기는 넘사벽이었고, 남녀 모두 좋아라 했다.

관지림, 임청하, 양자경도 언제나 [넘버 5]에 드는 최강의 제제들이었다. 

(여기에 비비안수는 이와는 다르게 독보적 인기를 누렸지만. ^^;) 


종초홍과 주인, 장민과 종려시는 넘버 10정도? 아, 매염방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물론 당연히 나도 이 제제들을 좋아했다. 

다만, 난 친구들과는 그 순위가 조금 달랐다.

내 취향이 별났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넘버 5]에는 친구들의 넘버 5와는 조금 다른 여배우가 있었다. 

 

내가 왕조현보다도 좋아한 또 한 사람의 제제.

바로 '주해미(周海媚, 저우하이메이, Kathy Chau, 1966.12.6~)'다.


물론 내가 주해미를 알게된 건 왕조현에 대한 관심이 조금 식어갈 때지만.

근데 아쉽게도 어떤 작품으로 그녀를 처음 알게된 것인지는 기억이 안난다.

아마도 그녀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의 비디오였을 것이다.

그때 한참 홍콩영화와 무협드라마를 즐겨 볼 시기였으니까. 


- 역시 주해미는 저 특유의 눈웃음이.. 어이쿠..(출처는 오래되어서 기억이 안나요.)


언제부터인가 난 주해미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고, 

영화나 드라마에 그녀가 나오면 "와! 아는 배우야!"하면서 두눈이 초롱초롱해지곤 했다. 


지금도 그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기억나는 드라마는 바로 "의천도룡기(1994)"다.

그때의 주해미는 정말 예뻤고, 연기도 잘했다. 물론 이건 지금도 그렇지만. (아.. 그립다.)

그녀는 의천도룡기에서 팜프파탈의 히로인이자, 쌍년(?)의 대명사인 '주지약'을 연기했다.


- 사상 최강의 주지약(출처는 오래되어서 기억이 안나요)

단언컨데,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모든 의천도룡기의 주지약 중에서,

주해미가 연기한 주지약이 최고의 주지약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여배우가 주지약을 연기했지만, 

그녀가 연기한 주지약을 뛰어넘는 주지약은 보지 못했다.


- 그리고 시간이 흘러.. 주지약이 자라서 멸절사태가 되었다. 쿨럭..(출처:https://www.ctwant.com)



그러다 시간이 흐르고, 홍콩영화에 대한 인기와 관심도 식게 되었다.

나의 관심사는 보다 다양한 쪽으로 옮겨갔고, 난 한동안 그녀를 잊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막 케이블 채널을 보기 시작했을 무렵.

그녀가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하게 본 한 중국드라마에서 그녀를 다시 보았다. 

'백옥당(배우의 이름보다도 백옥당이 너무 유명해서, 이 드라마에선 악역이였던 듯.. 하기도 하고)'도 함께 출연한 드라마인데.. 뭐였지?


- 찾아보니 '금생금세'였던 것 같다.(今生今世, 출처 : https://www.tvmao.com/ )


이후, 난 케이블 채널을 통해서 그녀를 보다 자주 만나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김용'의 무협소설을 해마다 사골처럼 우려먹는다.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이 세 소설은 거의 2~3년 단위로 리메이크를 한다.

(아니, 리메이크가 아니라 누가 더 엉망으로 만드는지 대결중이지만)


- 주지약에서 포석약이 된 주해미(출처는 오래 전이라 기억이 안나요.)

역시나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사조영웅전 2008년 판'을 보는데.. 

어라? 주해미가 포석약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 이번에는 양오랑이 된 주해미(출처는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요.)


역시나 케이블 채널을 돌리는데, 영화 '양문여장(원제는 楊門女將之軍令如山, 줄여서 楊門女將)'을 보는데.. 어라? 주해미가 양오랑으로 나오네?(늘 느끼지만, 이 좋은 배우들 가지고 이렇게 영화를 말아먹는 것도 능력인 듯.)


- 대체 무측천이 나오는 드라마만 몇 개인거냐..(출처 : https://namu.wiki/w/무미랑전기)


또~ 케이블 채널을 돌리는데, 판빙빙 주연의 '무미랑전기'가 나왔다.

난 판빙빙에도 별 관심이 없는데다, 당시 대세로 불리던 장형여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무측천 이야기'는 김용의 소설은 비교도 안될정도로 우려먹어서 이젠 국물도 안나오는 소재다.

그럼에도 내가 이 드라마를 조금은 더 본 이유는 단 하나다. 주해미가 나온다!!


- 양숙비역의 주해미 ((출처는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는데 사진에 있는 저 주소가 아닐까요?)


그 이후, 나는 그녀가 나오는 드라마와 영화를 꾸준하게 챙겨보는 중이다. 

주해미의 연기는 여전히 좋고, 그 동그란 눈과 토끼 표정도 여전하다.

그리고 지금도 주해미와 그녀의 연기를 볼수 있다는 것이 좋다. 


앞으로도 그녀와 그녀가 연기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PS

근데 그녀를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 근데, 이 누나는 왜 나이를 안 먹지?]


-  중국에서는 그녀를 '냉동여신'이라고 부른다고.. 헐.. (출처는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요.)

무슨 연단환이나 불로약을 먹은건지,

아니면 뱀파이어의 일족인건지..

대체 어딜 봐서 낼 모레 환갑이냐고..


- 이런 장난스런 표정까지.. 누님 최고~ㅜㅠ/(출처는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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