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하게 떠난다는 것

by 여름호빵

유튜브에서 존엄사에 대한 취재 영상을 우연히 보았다.

https://youtu.be/AzagRrAi-pY

평소에도 마음 한쪽이 이 주제에 머물러 있었기에, 영상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끝까지 보고 난 뒤, 내 안에서는 오래 가라앉지 않는 파문이 일었다.


현재 존엄사(의사 조력 자살)가 합법인 나라는 열 곳.

그중 외국인에게도 문을 열어주는 곳은 스위스 단 한 나라뿐이라고 했다.

스위스에서 존엄사로 생을 마감한 한국인은 지금까지 다섯 명.

엄격하고 치밀한 기준과 절차가 있지만, 그조차 더 단단히 조이려는 움직임이 있어 스위스 안에서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죽음이 아니고서는 벗어날 수 없는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

그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다.

나의 마지막이 어떤 의미로든 비참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저 웃으며, “다들 잘 지내”라는 인사를 남기고 떠날 수 있다면 그 마침표는 얼마나 평온하고, 또 아름다울까.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 길을 걷게 된다.

언제 왔다, 언제 가는지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마지막만큼은 스스로 고를 수 있다면 좋겠다.


물론, 조력 자살을 강요하거나 이를 위장한 범죄의 위험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 가능성만을 이유로, 삶을 마무리할 권리마저 부정할 수 있을까.


영상 속 한 의사의 말이 오래 남는다.

“삶이 중요한가, 생명이 중요한가.”

억지로 숨을 이어가는 것보다, 그 삶을 온전히 마무리하는 순간이 더 가치 있을 때도 있다는 것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지 않을까.


부디 가까운 날에, 우리나라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싼 합법적 기준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물론 가장 바라는 것은 조력에 의한 선택을 할 필요없이 평온함으로 눈을 감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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