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과

by 최희재

스포일러 주의


민규동 감독,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김무열 신시아 주연


어린 시절 자신의 가치를 '쓸모'로만 인정받아야 했던 조각은 처음부터 윤리를 바로 세울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자라왔다. 그리고 일명 '쓰레기', '벌레'와 같은 사람을 만나며 자신의 쓸모를 방역이란 가면을 쓴 살인의 활동으로 가치증명을 해오는 삶을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조각은 일그러진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다.


영화에 나오는 '파과'란 여자 나이 16세, 그리고 흠집 난 과일을 뜻한다. 이는 둘 다 조각을 말하는데 말 그대로 킬러로서 운명을 걸어야 했던 16세의 조각, 그리고 흠집 난 과일은 일그러진 가치관을 가진, 그 과일 자체가 가진 가치는 변하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상처투성의 조각을 뜻한다. 조각은 그런 파과를 보며 자신을 투영시키고 삶을 다시 받아들이며 상실을 살아갈 때라며 뒤틀리고 고립된 내면의 중심을 세우고 나아간다.


일그러진 가치관을 가졌고 인지하였으나 변화하지 못하고 감당하며 자신의 길을 꿋꿋이 나아가는 모습은 한 인간으로서 정말 단단하지만 쓸쓸하고 고독한 이미지를 준다. 보통은 잘못을 인지하면 후회하고 반성하고 변화하려 하지만 파과에서는 잘못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감당하는 선택을 보여준다. 자신이 바뀔 수 없다는 느낌, 사회적으로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면서도 잘못을 그대로 인정하며, 그래서 상실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나라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윤리가 기반부터 어지럽혀진 채로 내 안에 뿌리 박힌 자아라면 살아가는 것이 고통일 것이다.


또한 '투우'의 감정선도 굉장히 잘 묘사되었는데, 어린 시절 자신에게 따뜻함을 준 조각과 자신의 일상을 깨부수어버린 조각을 그리워하고 원하면서도 미워할 수밖에 없을 그 모순된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생동감 있게 전해졌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자신이 조각에게 지켜줘야 할 존재가 되지 못함을 느끼고 더 커졌을 것이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투우에게 깊은 연민을 느꼈다.


파과란 사회적으로 쓸모없다고 규정된 존재의 상징. 조각도, 투우도 모두 사회적인 면에서 '파과'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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