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고 싶은 날

말하기 싫은 날

by 류하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 사람도 상대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아무런 말도, 어떠한 표정도 짓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힘든 날이 될지 어떻게 알았는지 저녁을 먹자는 약속도 들어온 날이었다.

하지만 거절했다.

편한 상대라도 지금 내 상태로는 분위기를 망칠 것 같았다. 아무런 노력도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사람을 대하는 것에 지쳐있었다. 그리고 관계에 지쳐있었다.

그렇게 나는 휴식이라는 핑계로 혼자 밤을 보냈다.

날씨 탓인지 유난히 춥고 외로운 밤이었다.

외로워도 편안했다.


점점 감정이 없어져간다. 감정이 없어지니 표정도 없어져갔다.

가슴은 불이 난 것처럼 뜨거웠고 머리는 지끈거렸다.

내가 망가져가고 있다.

공황장애가 오던 날로 돌아갈까 봐 무서운 밤이었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달래며 밤을 보냈다.


괜찮아, 지나갈 거야.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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