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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 Jan 31. 2022

세상 모든 툴리에게

엄마를 돌보러 왔어요” - 영화 툴리中 -


아파트 단지 안에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열기를 내뿜으며 얼굴 빨개져라 우는 아이와 이를 달래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진다. 땀에 젖어버린 아이의 머리카락과 아이의 체온이 더해져 땀이 흐르는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첫째는 숙제를 해야 한다고 하고 둘째는 우유를 쏟는다

갓 태어난 셋 째는 운다.


첫 째에게 좀 알아서 해

둘째에게 조심 좀 할 수 없겠니

셋 째에게는 그래그래 하며 깊은 한숨


첫째는 주눅이 들고 둘째가 울기 시작한다. 셋 째가 계속 운다. 전 날 밤에도 밤 수유를 하느라 제대로 자지 못했다. 2-3시간마다 깨어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잠을 자다 울음소리가 나면 다시 일어나 젖을 물린다. 우연히 본 거울에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에 푸석해진 피부를 가진 여인이 서 있었다. 지친 표정으로. 화장기 없는 얼굴에 편한 옷만 입던 언니가 생각난다.


영화를 보았고 아이를 키우던 언니를 보았다. 조금은 알것같다 엄마라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모래가 파도에 쓸려가는 듯 나를 조금씩 잃는 것 같은 일임을.


‘최선을 다했는데 다 엉망인 것 같아요’

“아니요 잘 하고 있어요. 당신 덕에 아이들은 하루 더 자랐는걸요”


할 말이 있다면 잘하고 있다고, 당신의 마음에는 아이가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집이 지어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연히라도 당신의 아이를 만난다면 그 아름다운 마음에서 살던 아이를 당신이 그랬듯이 사랑으로 보살피겠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도 당신의 손길 덕분에 아이가 무사히 하루 더 자랐다.

아이에게 선물이라고 말해왔겠지만 당신이 아이에게 선물이다.


가족을 위한 당신의 단조로운 일상은

모두에게 소중한 선물이에요. - 영화 툴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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